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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왕산 산책

무더운 여름을 안양천 벚나무 그늘에서 잘도 버텼다. 언제 가을이 올까 했더니 파란 하늘은 끝없는 창공으로 높고 깊어지고 선선한 바람에 날마다 바람목욕이 상쾌하고 즐겁다. 여름내 습하고 무더워 가끔 오르던 용왕산은 엄두도 못 내다가 선선한 가을 바람에 모처럼 올랐더니 오메좋은거~! ㅎㅎ 오솔길에 부는 바람도 좋고 나무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따끈한 햇살도 좋고. 오랫만에 왔다고 오솔길에 들어서자마자 밤송이가 툭! 선물처럼 내 발치에 떨어져서 냉큼 발라 왔다. 주변에 떨어진 상수리와 상수리 깍지도 옛 생각이 나서 줍고. 어제는 다행히 나무 껍질을 갉아 먹던 청설모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 가을 작은 동그락산에서 가을과 고향의 정취를 느끼며 가을 햇볕에 일광욕하며 두런두런 산책길이 더할나위 없이 좋다.

올 가을 이런 하늘은 처음이지?

무더운 여름의 끄트머리 기침감기에 그동안 모아뒀던 내장지방 다 털어 내느라 죽을뻔 했다. 아이좋아라~ ㅎ 그래 봤자지만. 일주일 집콕하다가 동네마트에서 양파세일 한다고 벌떡 일어나 케리어 끌고 달려가 양파를 끌고 돌아오는 길에 올려다본 하늘에 급정지. 한참을 올려다보다 들어왔는데 집안일을 하면서도 파란 하늘 생각에 맘이 싱숭생숭. 점심 준비까지 마무리 해 놓고 가출이라도 하듯이 현관문을 박차고 내려갔다. 여전히 구름 한점 없이 맑고 푸른 하늘이 높고 깊어졌다. 마음은 하늘 높이 날아 오르고 내 뒤통수에 따갑게 느껴지는 햇살은 초록 잎파리에 부서져 눈이 부시게 흩어진다. 눈이 부시게 푸르른 가을이 아름답다.

꽃물 들이다.

엄니의 마당을 나서며 봉숭아 꽃과 잎을 한줌 따서 챙겨 넣고 나와 버스정류장에서 시간버스를 기다리는데 시간이 지나도 버스가 오질 않는다. 기다리다가 버스터미널에전화를 하니 운행중에 고장이나서 수리센터에 들어 갔단다.ㅠㅠ 서울살이엔 대중교통이 잘 돼 있어 자가용이 별 필요 없다고 폐차시켜 버렸더니 가끔 아쉽기는 하다.ㅎ 그래도 이젠 면허를 반납해도 될 나이가 돼 가니 크게 후회는 없다. 아직 신체 건강한 편이고 호기심도 아직은 살아있어 팔십 되기전에 날 선선 해 지면 가방하나 둘러메고 팔도 유람을 다녀 보자. 고 엄니의 마당을 다녀오는 우등버스에서 둘이 두런두런. 엄니의 마당에서 겨우 1박2일에 파김치가 되어 돌아오면 며칠간의 회복기가 또 필요하다. 이제야 정신 차리고 꽃물 들였다.

떼창의 계절

어릴적 모가 뿌리를 내리고 자리를 잡아가는 여름철이면 밤마다 들리는 개구리와 맹꽁이들의 울음인지 노래인지 일정한 그들만의 패턴으로 장단을 맞추어 일제히 울다가 일제히 멈추기를 반복하며 아련하게 들려오던 소리는 노곤하게 잠속으로 떨어지게하는 세레나데 같았다. 도회지에 살면서 휘황한 불빛과 자동차 소리에 묻히고 잊혀졌던 소리가 천변으로 이사를 오면서 다시 들린다. 여름이면 하루 왼 종일 앞뒤 창문을 열고 사는 우리집에 여름 밤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우면 도림천에 사는 맹꽁이들의 노랫소리가 언뜻언뜻 들려온다. 그 소리를 처음 듣던 날 얼마나 반갑고 신기하던지 귀를 의심하며 쫑긋 귀를 세우고 들었었다. 썩은 내 진동하던 하천의 복원이 시작되고 맑은 물이 흐르면서 잉어도 올라오고 치어들이 노니는 하천엔 오리며 해..

배꼽친구들과 1박2일 목포여행

이제는 여행을 앞두면 두려움과 설레임이 함께 나타난다. 탈없이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설레임보다 더 큰것 같다. 그래도 아직은 일단 만나서 의기투합하면 세상 무서울것 없다며 마음을 다잡으며 호기를 부린다.ㅎ 1박2일의 여행에 좌충우돌 하면서도 아직은 웃을 수 있으니 이만하면 즐거운 여행이었다.

우리집에 우렁각시가 다녀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 할때도 조용히 지나가던 감기가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환절기에 무단 침입하여 남편 먼저 공략을 하더니 인정사정 없이 나에게도 목과 코에 뜨거운 열기를 활활 불어 넣는다. 눈이 튀어 나올것 같은 열기가 지나가고 뜨거운 열기에 코와 목은 중화상을 입었다. 화끈화끈 코는 막히고 목은 잠기더니 후유증이 오래가게 생겼다. 습이 많은 체질에 평소에도 냄새와 열에 민감해서 따듯한 음식을 먹어도 기온차가 조금만 나도 냄새와 먼지같은 미세한 자극에도 민감한 혈관은 확장되고 대비책으로 분비물을 마구마구 만들어낸다. 맑은 콧물이 눈물 흐르듯 흘러 내리고 목의 기관지에도 자극이 되어 기침 나지 기침하느라 진땀나지 생각만 해도 진땀나네.ㅠ 온갖 불편을 초래하는 기침감기에 눈물콧물 빼고 있을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