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 109

엄니의 마당

엄니의 마당 9월12~9월13 엄니께 다녀왔다. 지팡이를 홱 던지시고 얼레 우리 큰딸 왔네. 아이고 사위도 왔네.ㅋㅋ 여전하신 엄니에 우리는 반가움과 안도감으로 엄니를 맞이한다. 엄니의 도돌이는 여전하시지만 소유에 대한 집착은 날이 갈수록 줄어들어서 논과 밭에 대하여 엄니의 분신처럼 차고 다니시던 전대에 대하여 손에서 놓지 않으시던 휴대전화에 대하여 어느날 잃어 버리시더니 기억과 집착의 끊이 느슨해지며 이제는 아주 기억속에서도 잃어버리셨나 보다.ㅠ 이제는 눈앞에 마주하거나 목소리를 들으시는 자식에 대하여 기억의 끈을 놓지 안으시려는듯 어디서 사는지 애들은 누구누군지 묻고 또 물으신다. 자꾸만 삭아지는 엄니의 기억의 끈을 보완할 만남 을 자주해야 하지만 현실은 멀기만하고.ㅠ 반질반질하던 엄니의 마당엔 엄니..

일상의 흔적 2023.09.16

엄니의 마당

2023년 농업의 기술도 날로 발전하여 드론을 이용해 논에 약을 친다. 2023년 7월 19~20 1박2일 남편과 함께 엄니께 다녀왔다. 갈때마다 처음처럼 맞이하시는 엄니. 아이고 큰딸이 웬일로 다 왔댜~ 오메! 사위도 왔네. 내일 아침 서쪽하늘이 수상혀. 지팡이를 집어던지며 덥석 잡으시는 손길에 반가움으로 힘이 잔뜩 들어가신다. 엄니의 병을 진단받고 형제들 자꾸만 흐려지실 엄니를 혼자계시게 하기 불안해 돌아가며 모시는게 어떨지 엄니를 모셔봤지만 2박3일을 견디기 어려워 하셨다. 평생을 살아 무의식에 자리잡은 엄니의 집에서 느끼는 자유로움을 대체할 효도는 없었다. 방문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받다가 그것으로는 어려워져 노인복지 주간센타에 등록하시고 센타에서 낮동안 생활하시며 홀로 지내시는 엄니. 자식들 나름..

일상의 흔적 2023.07.23

엄니의 마당

12월 27~29 2박3일 엄니께 다녀왔다. 고장만 안 나면 살겠다고 하시던 엄니. 올해 겨울은 이르게 시작된 한파가 계속되고 있어서 홀로 계시는 엄니가 항상 걱정이 된다. 노후된 집은 여기저기 고장나고 수리하기가 일상인 것처럼 돈과 시간은 물론 정신적 스트레스 지수를 가중시킨다. ㅠㅠ 이제는 늙고 기억력이 흐려지는 엄니께서 감당하시기 어려워 형제들이 돌아가며 돌봄하며 그동안 엄니께서 겪으셨을 어려움을 직접 체험하며 엄니를 이해하고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우리의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엄니의 가르침이라는 생각으로 기꺼이 감사한 마음이다. 일주일에 한사람씩 엄니를 방문할 때마다 기다렸다는듯이 터지는 고장과 사건 사고들. 그런데 천만 다행으로 우리들이 방문 했을 때 고장나서 우렁각시처럼 엄니께서 센타에서 돌아..

일상의 흔적 2022.12.30

엄니의 마당

10월 4~6일 2박3일 엄니께 다녀왔다. 엄니의 마당엔 서광꽃이 금빛 테두리도 선명하게 그려진 금잔처럼 가을 햇살에 눈부시게 아름답다. 오후늦게 센타차에서 내리시는엄니. 언제나처럼 반색을 하시며 우리 큰딸이 어쩐 일이랴. 참내 엇저녁 좋은 꿈을 꿨나. 큰딸이 다오고. 집에오니 아무도 없어서 심심혔지? 혼자 나 기달리느라 을매나 심심혔댜. 나는 혼자 누구랑 얘기헐 사람도 없고 입에서 곰팡난다 곰팡나 적막강산여. ㅠㅠ 너는 어다서사니? 애들은 형제들 이름을 순서대로 외우고 또 외우시고. 이제는 돌아가시고 안보이는 오래된 사람들을 궁금해 하시며 요새 통 볼수가 없다시며 현실인양 안부를 묻고 또 물으신다. ㅠ 다 돌아가셨다면 그럼 나 혼자네? 이제 갈데도 없네. 근디 내동댁 앞에 있던 펄밭은 내가 못지니께 누..

일상의 흔적 2022.10.09

올해 추석

둥글둥글 한가위 보름달을 품은것 같은 추석. 엄니의 노환으로 칠남매가 손에손을 잡고 엄니를 돌보며 우리들의 노년에 대한 생각과 준비하는 마음가짐으로 이심전심 이어지는 형제간의 우애가 한가위 달밤의 강강술래를 연상케 합니다. 인생은 돌고 도는것. 서로서로 손에손잡고 마음과 마음을 나누며 함께 헤쳐 나가는것. 한가위 명절로 엄니의 복지센타가 이틀을 쉰다니 형제들이 하나둘 엄니께 달려가 오랫만의 가족 상봉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동안 코로나로 거리두기 때문에 한사람씩 돌아가며 찾아뵙기를 하다가 오랫만의 왁자한 만남에 엄니는 즐거운 깨춤이 절로 나십니다. 함께한 사람들은 말할것도 없고 사진으로 보는 형제들도 마음으로 함께 동참하여 강강술레 춤을 춥니다. 일생을 헌신하신 엄니를 구심점으로 보름달처럼 마음이 벅차오르는..

일상의 흔적 2022.09.11

엄니 집수리

엄니 집수리 끝. 일단은 끝났다. 하나를 고치면 다른것이 헐어 보이고 그래서 더 추가하게 되고 견적비는 자꾸 올라가고 이건 뭐 집을 새로 하나 짓겠다. 아쉬운대로 마무리를 하고나니 낡은 지붕. 지붕은 날이 따듯해 지면 생각해 보기로 하자. 1차로 마루에 샷시를 달아 외풍을 막고 낡은 전기 설비를 교체했다. 2차로는 도배와 장판을 바꾸었다. 견적을 뽑을 때만 해도 가서 그냥 지켜 보기만 하면 거저 될듯 별 할일이 없을것 같았다. 웬걸, 시간되는 형제들이 교대를 했으니 망정이지 대공사다. 그나마 나는 동생들이 다 차려 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은 셈이었다. 이럴 땐 형제들이 많은것이 참 좋다. 엄니께서 ''내가 얼마나 산다고 큰돈을 들여!'' ''엄 마 하루를 살아도 깨끗하고 좋은 집에 사셔야지요.'' ''이..

일상의 흔적 2020.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