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속으로 3월과 4월의 경계에 봄비가 촉촉히 내렸다. 계절의 전령사 봄비는 출산을 돕는 자궁의 양수같다. 굳은 땅을 부드럽게하고 마른가지에 물을 올린다. 진종일 내리는 봄비를 바라보며 내 마음도 촉촉히 젖어 씨앗처럼 묻어두었던 추억이 싹을 틔운다. 아버지는 봄비가 내리면 겨우내 열어 두었던 물꼬를 .. 물처럼 바람처럼 2008.03.31
기대어 산다. 물처럼 바람처럼 흐르다가 인연으로 만나 서로서로 기대어산다. 물이 바위를 만나듯 바람이 나무를 만나듯 서로서로 기대어 산다. 몸도 기대고 마음도 기대고 서로서로 기대어 길들여지고 길들이며 물길 닮은 바위처럼 바람결 닮은 나무처럼 서로다른 하나가되어 기대고 기대어 산다. 물처럼 바람처럼 2008.03.26
부자유친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아기르면서도 그저 그냥 자연스러운 일상으로만 알았다. 힘들고 어렵게 낳은 첫아이라서 조금더 마음이 쓰일뿐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이야 늦은 결혼으로 출산이 늦어지는걸 당연히 받아들이지만 내가 첫아이를 가졌을 때만 해도 노산이라고 시모님의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 물처럼 바람처럼 2008.03.19
여운 긴 겨울이 지나고 새 봄 새 학기 새 학교로 한참 적응 하느라 애쓸것이다. 이웃으로도 낯선 얼굴들이 보인다. 아파트 현관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는 모습 거울앞에서 옷 매무새를 고치는 모습에 여운이 남는다. 긴장한것 같기도하고 쓸쓸한것같기도한 모습에서 가슴 아릿함이 느껴진다. 도회지로나가서.. 물처럼 바람처럼 2008.03.18
봄 바람 바람처럼 휭하니 다녀왔다. 자전거를 타고 도림천을 지나 안양천을 내달리면 한강에 이른다. 한강을 따라 하구쪽으로 행주대교까지 상류쪽으로 가고싶은만큼 날씨가 풀리니 볼을 스치는 바람이 상쾌하다. 상류쪽으로 여의도를 다녀왔다. 제법 봄기운이 느껴지고 도로 옆에 조성된 조경목들은 꽃눈과.. 물처럼 바람처럼 2008.03.07
간장 담근 날 어제저녘 1.8L 생수여덟병에 소금 수북히 소두 여섯 되를 물에 녹여 가라 않히고 오늘 아침 씻어 말린 독에 소금물을 체에 받혀 부은 다음 메주를 띄운다. 발갛게 달궈진 숯을 찌르르 담그고 잘마른 고추와 오동통 살이 많은 대추 지푸라기 세 마디와 통깨 조금을 뿌리고 뚜껑을 닫아 두었다가 햇볕 좋.. 물처럼 바람처럼 2008.02.26
초저녘 해가 지고나면 아스라한 여명을 밀어내고 어둠이 자리하기도 전에 가로등이 불을 밝힌다. 어둠은 불빛에 밀려 구석으로구석으로 밀려난다. 가로수며 정원수에는 꼬마전구의 불꽃이 핀다. 키작은 울타리 담장에도 쇼윈도에도 반짝반짝 꼬마전구꽃이 핀다. 구석구석 어둠을 몰아낸 거리는 대낮처럼 밝.. 물처럼 바람처럼 2007.12.07
갱년기 내마음이 우울하고 심란 한것이 바쁘던 몸과 마음의 일상이 조금은 여유로와져서인줄 알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달거리가 불규칙하고 이유없는 근유통증에 관절통증이 오고 하루의일과가 어수선해서 갈피를 못잡는다. 몸과마음의 이상증세들이 미묘해서 가족들이 느끼기엔 게으름이나 꾀병으로.. 물처럼 바람처럼 2007.11.28
자주 감동을 하라. 죽음보다 무서운 병 치매를 예방하려면 하루두시간이상 책을 읽는다. 의도적으로 왼손과 왼발을 많이 쓴다. 많이 웃는다. 오랫동안 혼자있는 생활을 피한다. 일회용 컵이나 접시를 쓰지않는다. 가능하면 자연을 자주 접한다. 여기까지는 많이 들어오던 아주 상식적인 내용들이다. 마지막으로 자주 감.. 물처럼 바람처럼 2007.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