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서향의 베란다 유리창으로 부서져 들어오는 봄 햇살에 눈이 부신 오후.
베란다 화초들이 겨울 나느라 푸석해지고 웃자란 가지들을 인정사정 없이 잘라내어 훵했는데 추운 겨울을 난 제라늄은 꽃대를 마구마구 올리더니 탐스런 꽃송이를 숭얼숭얼 피워낸다.
하루종일 지나가는 햇빛따라 색과 그림자가 변하고 볼때마다 색도 느낌도 다르다.
한낮의 기온이 20도를 넘나드는 봄날 나른해지는 몸에 입맛도 변하여 겨울 김치가 물릴 즈음 푸성귀로 담근 풋김치가 생각나는계절.
동네 마트에 열무 얼갈이 세일한단다.
망설임 없이 카트를 끌고가 열무와 얼갈이 사고 오이도 사고 봄김치로 밥상에도 봄맞이를 해보자.
잠깐이면 절여지는 푸성귀 다듬어 굵은소금 뿌려 금새 절여지고 후다닥 담근 풋김치에 보리쌀 삶아 보리밥하고 두부조림에 봄맞이 저녁밥을 또 거하게 먹었다.
새참한 풋김치 맛을 봤으니 조금 남은 굼굼한 겨울 김치는 이제 못 먹겠네.ㅎ
겨우내 묵은 땅심 먹고 올라오는 보약같은 봄나물 봄김치 먹고 건강들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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