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동네 한바퀴~

두레미 2018. 5. 21. 17:33

 

 

 

 

 

 

 

 

 

 

 

 

 

 

 

 

 

동네 한바퀴~

 

우리가 처음 이사왔을 때 우리동네는 그야말로 영화 세트장같은 기찻길엎 오막살이 처마 낮은 집들이 빼곡하고 수도꼭지에 엎드려 머리를 스스로 감는 미용실과 맞춤양복점 수도라사가 네거리에 간판을 달고 검고 으슥한 철공작소와

기찻길 옆으로는 커다란 철강업소들이 즐비했다.

한강하구의 지천인 안양천과 안양천의 지천인 도림천이 만나며 형성되었을 예전 같으면 장마철 상습 침수구역이었을거였다.

구로공단이 형성되면서 안양천과 도림천의 제방이 쌓여지고 유수지가 생기면서 상습 침수에서 해방되었을것이다.

동네의 옛 이름에 모랫말이나 미나리꽝길 과수원길같은 이름들을보면 짐작이간다.

주민들도 주로 피난민들이 정착하여 마을을 이루고 살면서 끈끈한 유대감으로 이읏간에 경로우대사상이 깊어보였다.

이십여년이 지난 지금은 어르신들은 연로하시고 작고하신분들이 많아지면서 차츰 개발과함께 옛 정취는 많이 사라지고 옛 건물들도 함께 사라지고 길도 정비되고 동네는 몰라보게 달라졌다.

유수지엔 여름철 장마때만 필요한 시설이어서 평상시엔 무성한 잡풀과 모기같은 해충들의 서식지가 되었고 도림천과 안양천의 물은 건천인데다 하수와 우수가 함께 흘러 사철 지독한 냄새를 풍기는 하천이었다.

개발바람덕에 하수와 우수가 분리되면서 천이 정비되고 유수지 공터도 주민들의 생활체육공간으로 활용되면서 주변이 말끔하게 정비되어갔다.

오늘 동네를 한바퀴 돌다보니 작년부터 시공하던 유수지 건물의 실체가 드러났다.

마무리공사가 한창인 유수지 건물은 영등포 다목적 배드민턴체육관 간판을 달았고 그 뒤로는 영등포 스포츠클라이밍 경기장을 멋지게 지어놓았다.

주민들의 생활체육공간으로 훌륭하게 거듭나고 발전하는 우리동네가 새삼스러워서 발걸음도 가볍게 동네 한바퀴 가뿐하게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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