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을 안양천 벚나무 그늘에서 잘도 버텼다. 언제 가을이 올까 했더니 파란 하늘은 끝없는 창공으로 높고 깊어지고 선선한 바람에 날마다 바람목욕이 상쾌하고 즐겁다. 여름내 습하고 무더워 가끔 오르던 용왕산은 엄두도 못 내다가 선선한 가을 바람에 모처럼 올랐더니 오메좋은거~! ㅎㅎ 오솔길에 부는 바람도 좋고 나무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따끈한 햇살도 좋고. 오랫만에 왔다고 오솔길에 들어서자마자 밤송이가 툭! 선물처럼 내 발치에 떨어져서 냉큼 발라 왔다. 주변에 떨어진 상수리와 상수리 깍지도 옛 생각이 나서 줍고. 어제는 다행히 나무 껍질을 갉아 먹던 청설모는 발견하지 못했다. 이 가을 작은 동그락산에서 가을과 고향의 정취를 느끼며 가을 햇볕에 일광욕하며 두런두런 산책길이 더할나위 없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