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나무같은 친구들

두레미 2024. 3. 6. 09:18

어제 고향친구들을 만났다.
고향 친구들은 영원한 고향이다.
지금의 고향에는 우리들이 기억하는 고향이 없어진지 오래지만 우리들의 추억속에 이야기속에서는 영원히 존재한다.

어릴적 배꼽을 내놓고 물장구치며 고향의 고삿을 누비고 넓은 들판과 뒷산의 능선과 골짜기까지 눈에 선하지, 논두렁 밭두렁에 무슨 나물이 있었는지 무슨 작물들이 자라며 가꾸었는지 훤히 꿰는 친구들.

아랫말 윗말 경골 탑산골 굽뱅이, 고삿과 웬만한 가정사까지 훤히 꿰고 있는 고향 친구들을 만나면 이야기의 샘은 퍼내고 퍼내도 솟아나는 옹달샘 물처럼 이어진다.
한 얘기를 또 하고 또 해도 처음처럼 하는 친구들.ㅋㅋ
참 신기하다.

언제나 같은 자리를 지키고 우뚝선 나무같은 친구들이 적당한 거리를 유지한채 수다 삼매경은 지루한줄을 모른다.
고향친구들은 서로를 속속들이 잘 알기 때문에 감출것도 숨길것도 체면 차릴것 없어서 참 좋다.

그리고 이제는 같은 처지의 노년기에 집 걱정 않하고 노령연금 받지 않고도 생계 걱정 없이 사는 친구들 자식들 다 장성 했고 건강하니 자식은 눈에 흙이 들어가야 걱정 끝난다니 이제는 우리들 건강 걱정만 하면 되는 노인들이 고향 얘기와 어릴적 추억 얘기를 사골 우리듯 우리고 또 우려도 재밌다.

서로서로 위로하고 위로 받을 수 있는 사이 어릴적 배꼽친구들아 건강하게 오래오래 수다와 함께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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