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반려식물

두레미 2023. 7. 16. 15:49



우리집에 들어와 26년째 함께살고 있는 식물들.
인도고무나무
파키라
벤자민
호프셀렘

어릴땐 일년에 한번씩 분갈이를 하다가 분이 커지면서 웃 흙만 갈아주고 거름을 주기만해도 탈없이 잘 자라서 싱그러움을 주는 반려 식물들이다.

파키라도 벤자민도 호프셀렘도 한두번쯤 분갈이 하고나서 시름시름 몸살을 하다가 다시 활기를 찾곤 했었다.
올 봄 흙을 바꾸는 분갈이를 한다음 시름시름 누렁잎으로 변하며 몸살을 해서 영 이별을 할줄 알았다.
그런데 누런 잎을 잘라주고 물샤워를 해주고 아쉬운 마음으로 날마다 들여다 보는데 묵은 고목같은 줄기옆에 자그마한 싹이 하나 올라온다.

처음엔 무심하게 던져놓은 과일의 씨가 발아하는 것이겠거니 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말렸던 잎이 펴지고 제법 형태를 갖추니 셀렘의 새싹이다.
경사났네.

남편을 불러 새식구의 탄생을 알리고 묵은 엄마 셀렘을 보니 엄마 셀렘도 새 잎을 틔우고 있다.
올봄 분갈이를 하고 몸살을 못 버티고 간 팔손이와 천냥금 천리향의 이별이 아쉬웠는데 셀렘의 새순이 베란다 정원의 분위기를 확 바꿔 놓았다.

사람이건 식물이건 만나고 헤어지는것이 인연의 순환이거늘 좋았던 추억을 간직하고 이별을 너무 아쉬워 말자.

호프셀렘의 새로운 탄생을 축하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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