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올해 김장김치로 절임배추 40kg.
배추절여 김치 담그는 일에 자꾸만 꾀가 난다.
먹을 식구는 줄었어도 한겨울 두서너차례 배추 절이고 버무리는일 할 때마다 미세한 맛의 차이도 나고 무엇보다 좁은 집안에서 생배추 절이고 씻는일에 스트레스 만땅이다.
좁은 창고와 부엌을 오가며 엉거주춤한 자세로 커다란 엉덩이 돌리다보면 피로가 배가 된다.
어떻게 하면 좀더 편해질까.ㅋ
절임배추 판매가 시작되고 기웃기웃 구경만 하다가 얼떨결에 40kg 주문을 해 놓고 또 고민이다.
예약한 날은 다가오는데 처음으로 많은 양의 김치 양념도 분간이 안되고 어떻게 배추속에 양념을 다 채우지?ㅍㅎㅎㅎ
절임배추가 도착 하는 날 양념을 준비하며 걱정이 태산 같은데 남편이 그런다.
내가 뭐 도와줄거 없어?
글쎄 특별히?
이따가 양념속 넣는거나 같이 하지?
우당탕!
대문 앞에 배추박스 놓고가는 소리에 문을 여니 커다란 배추박스 두개가 놓였다.
20kg박스가 30kg은 되는것 같다.
남편이 번쩍번쩍 들여놔주니 오메! 오늘 계타는 날이다.ㅎ
준비한 양념과 김치통들을 늘어놓고 깔끔하게 손질되어 절여진 배추에 양념을 골고루 채워주기만 하면 되지만 혼자서 하려면?ㅋ
남편에게 일회용 비닐 장갑을 끼워주고 간단하게 시범을 보여주고는 같이 배추속을 채우는데 오잉! 전생에 주부9단이었나?
나보다 더 깔끔하고 이쁘게 양념을 채워 넣는다.
비닐 장갑을 끼워 줄 때만해도 반신반의 했었더니 이건 뭐 살림의 고수이신 시어머님께서 환생하셨나?
아니 뭔 아자씨가 주부인 나보다 더 얌전하고 이쁘게 양념을 넣는데요?
응! 나? 뭐든 시켜 주기만 하면 잘 해!ㅍㅎㅎㅎ~
배추속을 다 채워 넣을 때까지 손목에 양념 한점 묻히지 않는데 내 손목엔 양념 투성이다.
무거운 배추박스 들어주지 김치통 번쩍번쩍 들어주지 뒷정리 거들어주지 퇴임한 남편의 잉여 노동이 참 쓸모 있다.
앞으로 종종 참여 시켜야겠다.
남편덕분에 엄두가 안 나던 김장을 마루바닥에 양념 한점 안 묻히고 간단히 끝냈다.
넉넉한 양념으로 버무린 겉저리를 얹어 먹는 저녘밥이 꿀맛이었다.
철수아빠 난 이 겉절이가 왜케 맛있지?
마약김치같어!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