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안양천 산책

두레미 2019. 10. 13. 13:51

 

 

 

 

 

 

 

 

 

 

 

 

 

 

 

 

오랫만의 산책

 

제 2의 홍역 대상포진을 치루느라 오랫만에 핸폰 챙겨들고 남편과 산책을 나갔다.

도림천을 내려가 안양천 입구에서 남편에게 어느쪽으로 꺾을거유?

오른쪽으로 꺾어야지.

난 오늘은 왼쪽으로 꺾고 싶은디?

가던곳으로 가.

아니. 그동안 오른쪽으로 갔으니 오늘은 새로운 길로 가보고 싶은디 마뜩찮으면 각자 가고싶은 길로 갔다가 도림천에서 만납시다.ㅎㅎ

%/@#~:;.,*^^~~~~~

 

뒤돌아보지 않고 왼쪽으로 꺾어 다리를 건넜더니 남편도 궁시렁거리며 뒤따라 온다.ㅋ

맑고 투명한 가을 햇살이 따사롭게 느껴지는 가을날의 산책에 발걸음도 가볍다.

며칠을 아프다고 엄살을 피우다가 거뜬거뜬 발걸음 가볍게 앞서가는 마눌을 보고 남편이 그런다.

저~저 아픈 사람 맞어?

누가보면 경보 선수 났는지 알겄네. ㅋㅋ

 

은빛억새꽃과 소담지게 핀 갈대꽃 구에서 심어 가꾸는 잔디와 꽃들이 길가에 사열하듯 피어서 손님 맞이를 하는듯 하다.

이쁘다 이쁘다를 연발하며 걷는데 뒤에오는 남편이 볼멘 소리를 한다.

이뿌긴 뭐가 이뻐.

그냥 예전처럼 자연 그대로 억새나 갈대밭이 훨 자연친화적이고 토양이나 수질개선에 휠씬 좋은거지.

맨날 뒤집고 갈아엎고 쓸데없이 세금만 써대지.

구에선 그동안 가꾸던 갈대밭을 몇번 갈아 엎더니 또다시 갈아 엎고 느티나무를 심고 수변공원을 만든다며 거대 조경공사를 하고 있다. ㅉㅉ~

 

세상은 요지경~

잘난사람은 잘난대로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대로 산~다.

 

태풍하기비스의 영향으로 돌아오는 길엔 맞바람이 거세어서 모자의 챙을 옆으로 돌려쓰고 사진 찍는다며 자꾸만 멈추는 마눌에게 남편이 또 시비를 건다.

세상엔 자기처럼 삐딱하게 모자 돌려쓰고 발걸음을 자꾸 멈춰서 산책길에 김 빼는 사람들이 있지.

다음부턴 나하고 산책 나올 땐 폰은 두고 나와욧!

 

잔소리하고 몰아 세우면서도 기다려주는 남편이 있어 산책길에 말동무가 되어주니 고맙지 아니한가!

가을볕에 꽃들만 알록달록 한게 아니라 우리들의 마음결도 살아가는 이야기들도 알록달록 아름답지 아니한가?

아름다운 가을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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