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풍경

두레미 2013. 6. 29. 17:52

 

동네 마트가는길 보석상앞 인도에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이다.

잘 계획되어진 아파트나 주택의 정원에서는 느낄 수 없는

어떤 향수를 자극하는 풍경임에 틀림없다.

이른봄 삭막하기만 하던 인도에 하나 둘 화분을 채워가는

식물들의 무성함이 자꾸만 무력해지는 도회인에게 이는

고향에대한 향수만큼이나 무럭무럭 무성하다.

쭉쭉 뻗어가는 호박덩굴이며 무성한 우엉잎은 제자리를

맴도는 것 같은 마음에 생동감을 느끼게 하고 어느날 나타난

스티로폼 상자를 빌린 세마지기 논은 발걸음을 멈추게한다.

 

햐~ 한마지기에 두섬은 나오니 세마지기면......

올가을 풍년들면 부자 부럽지 않겄어~ㅎㅎ

우산만큼 큰 우엉잎은 밑이 잘 들것이고 튼실한 호박덩굴좀 봐

알통이 울퉁불퉁 여간 힘좋아보여?

아무리 호박이 커도 너끈히 받쳐 들겄네.

동서남북 고르게 세를 넓히는 콩이며 목화, 옥수수 그리고

키를 키우는 사과나무가 듬직허잖여~

 

맨날 무료하게 손님을 기다리시던 보석상 아저씨 마음에

저런 풍경을 키우고 있었나보다.

마음속에만 품고있던 풍경을 올해 이렇게 가게앞 인도에 전시회처럼

내어놓으니 지나가는 사람들 발길 멈추고 감상을 한다.

왔따메 올 가을 풍년들겄소~이~

올가을 바심허는 날 호박푸레 허고 우엉조려서 잔치허야겄네.

오가는 사람들 저마다의 가슴속에 묻혀 있는 나름대로의 풍경을

찾아내고 그려내며 풋풋한 생명의 기운에 발길 머물며 잠시 감상에 젖는다.

 

 

 

 

 

 

 

 

 

 

'물처럼 바람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뭏든  (0) 2013.07.18
날갯짓   (0) 2013.07.10
비오는 날의 산책  (0) 2013.06.19
여름 시작~  (0) 2013.06.13
일요일 석촌호수와 우리동네의 야경   (0) 2013.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