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여름 시작~

두레미 2013. 6. 13. 14:22

 여름이 시작되었는데 동네 교회마당의 이름도 모르는

멋진 나무는 아직도 감감 무소식이다.

마트에 가는길이면 올려다 보고 또 보고 해마다

늦게 피는 이파리에 깜빡깜빡 했는데 올해는

아예 소식을 접었는지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

무슨 연유일지 아예 소식전하기를 접었다면

참 아쉬운일이다.

해마다 멋진 수형으로 쌀낱같은 꽃 카펫을 깔아주었는데

오가며 올려다보며 이름도 모르는

나무와 교감하는 재미가 있었는데....

교회마당으로 올라가 작은 가지를 꺾어보면

아직 고사하지는 않은것 같은데 더 기다려봐?

 

 

 

 

 

 

 

 

 

올해도 어김없이 수박을 보내주신 친정엄니

덕분에 올해도 처음으로 수박맛을 보았다.

애물단지 아들놈은 학교앞 주점에서 맛본 감자전 맛이

괜찮더라며 집에서 한번 부쳐보고 싶다고 전거리를 묻는다

집에 있는대로 준비해 주었더니 꿈지럭꿈지럭 전을 부쳐내고

신기한듯 구경하던 아비는 맥주라도 한잔 해야겠다고

그렇게 부자가 마주앉아 맥주를 나누어 마신다.

처음 부친 것 치고 잘 부쳤다고 맛있다며 건배를 하는 부자.

전생에 원수처럼 닦달하며 몰아부치고 고가워하던 부자는

언제 그랬냐고 다정한 모습으로 술잔을 기울인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것이 수도 없는 나날들

그런 쓰디쓴 날들 마저도 지나고 나니 아릿한 추억이 되고

이렇게 한집에서 마주앉아 지지고 볶을 날들이 얼마나 될까

친정엄니께서 수박을 부쳐 먹어볼 날이 얼마나 될까

힘드신데 그만 부치시라 해도 여기저기 맛보라고 들어오는 수박이

마루가득 하니 혼자 다 먹기는 넘치고 일곱자식 다 부쳐주고도

다 먹기 어려워 나눠먹는다고 걱정 말란다.

좋은것을 보면 같이보고싶고 맛있는것을 보면 생각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고 가족이고 친구가 아닐까.

미운정 고운정으로 끈끈한 정이 드는 사람 관계 소소한 일상들이

사람 살아가는 희노애락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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