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주말 나들이

두레미 2013. 5. 27. 07:23

그림으로 쓰는 역사책 반구대 암각화. 국보 285호

반구대 암각화에 대한 전시회가 연장되어서 고궁나들이길에 관람하고 삼청동길을 걸었다.

오월말의 주말 고궁과 삼청동길에서 북촌을 잇는 길은 그야말로 인산인해 사람들의 물결로

밀려가고 밀려와서 일찍 찾아온 초여름의 더위가 더 덥게 느껴졌다.

삼청공원의 숲속도 후덥하기는 마찬가지였으나 스멀거리는 애벌레들 때문에 소름이 오싹

돋았으니 달콤한 아까시향과 때죽나무 꽃의 향기에 취하려다 정신이 바짝들었다.ㅎ

유난히 많은 때죽나무엔 조롱조롱 핀 때죽나무 꽃이 한창이었는데~

 

주말 어딜가나 사람이 많지만 옛 정취를 느끼기에 좋다고 소문이 난 옛길의 주말풍경은

사람들로 넘쳐나서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리는 나들이가 되기 십상이다.

특히 경복궁의 야간 개장으로 밀려드는 사람들의 행렬은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인파여서

무작정 개방하는것에 대한 어떤 대책의 필요성이 절실히 느껴졌다.

저 많은 인파가 들어가서 더군다나 깜감한 밤에 입장하여 어떤 느낌을 받고 나올까

주자창에 밀려드는 차량들도 문제였다.

대중교통의 연결이 잘 되어있는 고궁 나들이에 웬 주차장인가.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관람할 수 있록해서 최대한 쾌적하게 주변환경을 보존하여 고궁을

오래도록 보존하는데 힘써야 할것 같은데 너무 난장이 되어가는것 같아서 씁쓸했다.

 

 

경복궁역에 내리면 이런 문이 있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다.

한가운데로 천천히 지나갔다.  늙기는 싫지?  암~ㅎ

 

 

 

 

홀탱님 한창 이슈로 내세우는 전시회에서 내건 지도가 엉터리라고 궁시렁 궁시렁~

안동은 너무 북서쪽으로 치우쳤고 고령은 도가 바뀌었다고 울주도 새로이 바뀐지명을

써야 옳은 표기인데 옛지명을 그대로 사용했다고 한마디 한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관람하고 유네스코에 등재준비과정을 홍보하고 관심을 모으기위해

준비한 전시회에 잘못된지도를 걸어놓는 자체가 한참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세종로와 광화문광장엔 갖가지 공연과 퍼포먼스에 체험놀이까지 다양한 행사들로

순서가 짜여 있고 사람들의 발길로 분주하기만하다.

 

오후 삼청공원에서 천천히 걸어내려오는길에 경복궁을 통과해 역으로 가는길은

궁의 야간 개장에 입장하는 사람들로 발 디딜틈도 없고 경복궁역에서는 쏟아져나오는

사람들이 잠시 끊어짐도 없이 밀려나오고 있었다.

저 많은 사람들을 경복궁은 어찌 다 품을까~  정말정말 걱정되었다.

 

이튿날 아침 조금 피곤한듯 찌뿌드 했지만 자전거를 꼼꼼히 점검하는 홀탱님과 자전거 하이킹을 나갔다.

한창 푸르른 오월의 초록에, 탁트인 한강변을 달리며 즐기는 자전거 하이킹은 시원하기만 하다.

천을 따라 한강으로 나가 행주대교를 건너 오밀조밀 동네길을 지나 창능천 대곡교밑으로 나와서

방화대교를 지나 고양생태공원의 야생화길을 달리면 매코롬한 찔레 향기가 바람에 날린다.

난지 한강시민공원을 시원스레 달릴 땐 수변공원에 한창 핀 창포와 붓꽃들 넓은 잔디공원의 나무그늘에 핀

텐트,  가족끼리 소풍나온 사람들이 보기좋다.

 

행주대교를 건너 마을로 들어가기전 홀탱님 아무래도 안되겠다고 자전거를 멈춘다.

어떻혀~ 휴지도 안챙겨왔는디.  못말리는 홀탱님 나오기만 하면 어디든 꼭 영역표시를 하는 습성이 있다.

화장실이 잘 돼 있는 한강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렇게 외진곳에서는 화장실이 없으니 구석진 풀밭이거나

밭고랑에서 해결하는 수밖에.  다행히 아직은 부드러운 풀들이 많으니 그나마 다행이지.

연한 쑥을 뜯어서 뒷처리를 하라고 뜯어주고 나는 길가에 핀 이쁜 찔레꽃과 눈 맞추고~

 

 

 

너른 들판이었겠지만 얼기설기 난 도로와 고가 때문에 섬 아닌 섬이 되어버린 자투리 땅에

이렇게 아기자기 밭을 일구어 놓았다.

감자가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고 마늘도 꽃대를 올리기 시작하였는데 아무 연고도 없는 홀탱님 영역표시를 하고 있다.

정말로 웃겨~

 

마음까지 아늑해지는 텃밭딸린 동네길을 가다보면 이렇게 화단과 텃밭을 거느린 아담한 집들이 있다.

구불구불 골목길을 지나면 꼭 고향의 어느 마을길을 온것 같이 푸근하고 정겨웁다.

 

 

한강공원을 지나서 난지공원으로 올라 둘레길 한바퀴를 돌고나면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어

자전거를 타는 재미를 더해주고 울창해진 공원의 숲길은 강변과는 또다른 느낌으로 좋다.

달리는 내내 활짝핀 아까시 향과 찔레 향 가득 담은 바람결이 달콤하고 부드럽고 알싸하다.

특히 알싸하고 매코롬한 찔레 향기를 맡으면 난 왠지 갓 시집온 새색시의 코끝 찡한 시집살이가

연상이 되어서 내 마음에 찡~함이 느껴진다.  이유는 모른다.

 

 

줄지어 심어진 살구나무에 살구가 주렁주렁 열렸다.

어찌나 탐스럽게 열렸는지 홀탱님 흥분을 해가지고 이쁜가지를 골라줄테니 찍으라고.ㅎ

유월말쯤 살구 익으면 따먹으러 한번 더 오잔다.

 

 

 

메타이어 숲길 초입에서 직진하려는 홀탱님을 불러세워

잠시 쉼을 하자고 들어가다가 기념사진.ㅎ

 

 

 

먼저 들어가 자리를잡고 앉아 과일을 먹고 있는 홀탱님.

 

 

 

 

 

성산대교를 건너며 하늘을 찌를듯 솟구치는 분수를 보다가 앞서가는 홀탱님 불러도 대답없으니

그냥 내려 사진을 찍는데 달리는 차량을 비껴 찍으려니 한번에 안되어 여러번을 찍었으니 홀탱님

벌써 사라지고 없다.

뒤늦게 허둥지둥 달려가는 마눌을 보고도 이젠 아모말도 않고 기다려준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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