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

장 담근 날

두레미 2013. 2. 28. 15:20

 

유리창안의 봄은 바깥의 봄보다 조금 일찍 피어난다.

몇년동안 몸살을 앓던 천리향과 단풍나무가 싹을 틔우고

겨우내 배들거리던 로즈마리가 따스한 햇볕에 웃자란다.

묵은 흙을 걷어내고 새 흙을 덮고 비료도 줘야지.

겨우내 쌓인 창틀의 먼지도 털어내고 순해진 봄 바람을 들여야겠다.

 

포토에서 꽃을 피운 천리향이 이듬해에도 꽃을 피우더니

마냥 그 키로 몇년을 몸살을 했다.

제대로 싹도 틔우지 못하고 꽃도 피우지 못하고 두 해 겨울을 나더니

올해 봄은 꽃 대신 싱싱한 싹을 틔워 키를 키운다.

내년엔 겨울난 새 가지끝에 꽃봉오리 맺을려나~

 

 

앞마당 정원수 밑에서 주워다 심은 향나무 묘목이 제법

모양새를 갖추어간다.

올 봄에도 어김없이 새순을 틔워내고 키를 키운다.

오래 사는 나무이니 함께 나눠볼까나? 세월.....

 

 

로즈마리도 쌍으로 심겨진 포토에서 한 그루만 살아남았다.

비실대는듯 틀어지는듯 하면서 잘도 견뎌 주더니 이젠 제법 나무 티가 난다.

삐툴고 늘어진 가지는 잘라 포프리 만들고 모양새를 다듬어야지.

 

식물원의 나무처럼 멋지게 자라주렴?

 

베란다의 봄을 확인하고 소금물을 풀어놓고 항아리 소독을 하고

흐르는 물에 먼지 털어 잘 말려 두었던 메주를 항아리에 담아

가라앉은 소금물을 부었다.

올해는 조금 큰 항아리에 메주를 앉힌 관계로 굵은 소금 5킬로에

2리터 생수 10병을 부어 장을 담갔다.

봄이 시작되고 내 한해도 시작 되었다.

장이 익을즈음이면 봄꽃이 흐드러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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