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간다.
서늘한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하고
은빛억새가 바람을 품기 시작했다.
가로수 나뭇잎에도 가을빛이 들기 시작하고
높은 산에선 단풍 소식들이 전해진다.
가을이 지천이다.
오랫만에 자전거 나들이로 가장 가까운 가을을 느껴보자.
목화다래는 여물어 하얗게 솜을 피우고 있고
한강의 분수는 높은 가을 하늘을 향해 높이 높이 솟아 오른다.
서둘러 꽃을 피우는 키작은 쑥부쟁이도 꼬마 여뀌도 한줄기
가을 빛처럼 느껴진다.
쪼그리고 앉아야만 꽃을 볼 수 있는 키 작은 꽃들은
낮고 소박한 마음을 가질 수 있게 해준다.
작지만 너무나 큰 진리를 일깨워주는 작은 풀꽃들과
허리를 구부리고 고개 숙여 마음으로 나누는 이야기가 좋다.
무겁고 습한 마음은 선선한 가을 바람에 날려 보내고
소박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이 가을과 함께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