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림천(道林川)이다.
거스르면 관악산이 나온다.
서울대학교옆으로 흐르는 도림천의 상류는 맑고 깨끗하다.
도시가 커지면서 천은 복개 되었고 생활 하수가 그대로 흘렀었다.
천을 사이로 동쪽은 영등포구 서쪽은 구로구 천의 상류는 관악구이다.
예전엔 모두 영등포구였다.
주거 인구가 늘어나면서 행정구역이 분할되어지고 각기 다른 살림을 살게 되었지만
옛어른들 기억속엔 물 맑고 한적하던 도림천의 모습이 생생하리라.
영등포 역을 끼고 문래동과 도림동 일대는 철강 산업이 번성하면서 철 공작소들이
빼곡히 자리잡고 있다.
지금은 자리를 많이 차지하는 큰 회사들은 외곽으로 빠지고 없지만 아직도 소규모
공작소들은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한낮 햇빛이 쨍쨍한날 철공소의 쇠망치 소리와 철 공작기계의 반복되는 기계소리가
짜증스럽기도 하지만 한편 바쁘게 돌아가는 기계소리가 경제가 돌아가는 소리라
생각하면 즐거운 장단으로 들리기도 한다.
예전같으면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공작소 직원들은 동남아에서 온
젊은이들이 대신하고 있다.
붉은 쇳가루와 검은 기름때 묻히기를 꺼리는 우리나라 젊은이들은 깨끗한 옷차림의
직장으로 몰려가고 .......
그것이 젊은이들의 탓만은 아니다.
어른들이 조성한 사회의 탓이다.
말로는 노동의 신성을 외치면서도 마음으로는 다른 생각을 하는 대댜수의 어른들이
젊은이들을 한쪽으로만 몰고 간다.
얘기가 샛강으로 빠져 버렸네.
우리동네는 이렇게 얘기러리가 많은 동네다.
산업단지 영들포구와 구로공단이 지금은 최첨단 산업단지와 문화예술의 단지로 탈 바꿈하고 있다.
여의도가 바뀌었고 구로 공단엔 고층 빌딩이 숲을 이루고 문예진흥원이 이전되어오고
문화에술 위원회가 이전되어왔다.
신도림역을 중심으로 도림천을 끼고 변화중이다.
도림천을 제2의 청계천으로 만든다는 보도는 여려차례 있었다.
도회지의 하천은 모두가 건천이다.
시멘트로 뒤덮인 땅으로 물이 스며들지 못해 비가오면 한꺼번에 쓸려 내려가고 비가 그치면
천의 물도 함께 끝이난다.
그런 건천을 살려 보겠다고 인공으로 강물을 끌어올려 물이 흐르게 하는 공사가 진행중이다.
천엔 물이 흘러야 살아난다.
수생식물이 살고 곤충이살고(모기만 빼고) 송사리 다슬기가 있으면 반딧불이가 날고 황새가 날아온다.
수풀이 우거진 살아있는 도림천을 상상하며 걷는다.
아직은 어색해 보이기만 하는 건물앞에 마로니에 꽃이 활짝 피었다.
동숭동 마로니에 공원의 옛 추억이 생각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