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

남의 돈 먹기가 쉬운가.

두레미 2008. 3. 27. 08:40

저녘 준비하느라 한참 바쁜데 전화가온다.

" 응 두레미 난데 지금 운동막 끝났네. 아까

전화하니까 안받더라구."

숨을 몰아쉬며 목소리가 들떠있다.

" 응 장봐갖구왔지."

"두레미 좋은 소식이있어."

"무슨 좋은 소식인데"

하나밖에 없는 시동생은 대학을 졸업하고 공기업을

마다하고 열심히 일해 보겠노라고 유수의 투자

전문회사에 입사했다.

그때만해도 촉망받는 신입사원으로 여의도 본사  

그럴싸한 건물에서 산뜻하게 첫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결혼도하고 아이도낳고 탄탄대로인듯했다.

그러나 길이 곧기만하던가.

외환위기에 군살빼기 감원은 시작되고 떠난사람은 떠난

사람대로 남은 사람은 남은 사람대로 생활에 지치고

업무에지치고 날밤새우기가 일쑤니 견뎌내기 힘들었다.

대혼란속에 일자리 쓰나미가 가라앉고 신흥 첨단산업으로

새일자리 새판짜기가 시작되었다.

평생직장의 시대는가고 직장인의 직업의식은 진화가시작되었다.

그와중에 새로운 직장으로옮기고 또 옮기며 나날히 발전하는듯 했다.

그러나 이번엔 합병바람으로 원치않는 퇴직을 해야했다.

한우물만을 팠던 직장인들이 세상에나와 할 수있는 일은 많지않다.

배운 도둑질이라는 옛말을 실감하게했다.

그렇게 지내기를 삼년 맘고생은 돈주고도 살 수없는 공부였을까.

어려운 공부를 마치고 유수의 금융회사 지점장 시험에합격했노라는

소식을 전해왔다.

"두레미 그자식 착실하고 소신있는놈이라 내 걱정은 하면서도 믿는

구석은 있었어. 짜식이말야 허허허 연봉도 최소 일억은 넘지않을까.

허긴 일억 받을려면 그만큼 힘들겠지."

입에 기쁨을 함빡 물었다.

"잘됐네. 그동안 잘 견뎌준 동서한테 축하전화해야겠다."

친동생처럼 살가운 시동생이 잘 되었다니 나두 기쁘다.

허나 남의돈 먹기가 쉬운가.

억대 연봉이 거저 되는가.

앞으두 건강하게 좋은일만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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