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호박!
가을 태풍 링링과 타파가 지나갔어도 가을은 노랗고 빨갛게 짙은 갈색으로 영글어 시장의 진열대를 풍성하게 장식하고 사람들은 황금들판과 가을 꽃들을 찍어 올린다.
살림쟁이 아짐은 시장바구니에서 가을을 느끼고 바구니에 골라 담으며 수확의 기쁨을 대신 느낀다
울긋불긋 왕대추, 보랏빛고구마, 초록빛 단호박,
뽀얗게 분 오른 맷돌호박 들이 수북수북 쌓였다.
뽀얗게 분오른 맷돌호박은 이름과는 달리 국화꽃을 닮았다.
어릴적 가을철 담장위에 익은 늙은 호박은 서리 대상 1호였다.
동네 아짐들이 모여 눈여겨 봐 두었던 담장위의 늙은 호박을 밤낮으로 따다가 푹 삶으면 밀가루 가져오고 풋 팥 가져다 까 넣고 밀가루와 당원 풀어 쑤는 가보시끼 호박 푸레 한솥이면 가을이 넉넉하고 행복 했었다.
늙은 호박 앞에서 옛 추억을 더듬다가 맷돌호박 1통을 무작정 바구니에 담아 왔다.
꽃처럼 예쁜 맷돌 호박을 눈요기만 하다가 뽀얀 분가루 털어내고 맷돌호박을 열었더니~~~
우와~!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가을 궁전이다.
여름 내 태양의 빛을 농축해 완성한 가을궁전!
보는것만으로도 풍요로운 가을 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