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let it be

두레미 2019. 6. 17. 19:54

 

 

 

 

 

 

 

let it be

1.놔두다. 2. 두다. 3. 말하자면

 

자다가 웬 봉창뜯는 소리냐구요?

말하자면 말여~

고향마을에 이웃집 아저씨 별명이 말하자면 이셨어요.

말하자면 밀여~, 말하자면 말이지~, 말하자면~

이렇게 서두에 말하자면을 붙이시던 아저씨께 자연스레 별명이 되어버린 말하자면!

ㅎㅎ 그런데 말하자면 말여 내가 왜 갑자기 그 아저씨의 별명을 논하느냐구요?

우리집 베란다에 동네 교회당 언덕 향나무 아래서 업어다 키우는 어린 묘목이 한 수 있어요.

아직도 비실비실 하지만 꽤 연식이 되어서 올 해로 입주 8년째.

깨진 똥단지처럼 조심스럽게 업어다 더부살이로 실내에 적응시켜 이듬해 분가를 시켰는데 아직도 내가 바라는 부드럽고 앙증맞은 잎이 나오질 않고 있어요.

처음 더부살이로 심어놓고 향나무 묘목키우기를 찾아보니 7~8년이면 부드러운 잎이 나오기 시직 한다는데 아직도 날선 까시를 피워낼 뿐 부드러운 잎이 필 기색이 영 보이질 않으니 또 찾아봤지요.

왜 도대체 부드러운 잎이 안 나오는거야?ㅎ

여기저기 뒤적거리다가 얻은 지식에 나무도 자신을 자꾸 귀찮게 하면 본능적으로 방어 태세를 취하여 억세거나 거칠은 잎사귀와 표피를 형성하여 자기 방어를 한다는군요.

어린 향나무 묘목도 수형을 고른다고 전지를 하거나 철사같은것으로 모양을 내기위해 무리를 가하면 부드럽던 잎도 다시 가시잎을 피워 낸답니다.

아이쿠~

그것도 모르고 나무모양을 이쁘게 만든다고 해마다 웃자란 가지를 자르고 마르고 시들은 가지도 자르고 이리저리 돌려가며 귀찮게 했으니 말못하는 나무가 얼마나 씅질 났을까~ㅠ

미안하고 미안해서 나무에게 사과하고 또 사과했습니다.

또 하나

아파트 입구 큰 화분에 심겨진 황금편백 나무 아래 싹이 터서 자라는 어린 묘목을 또 업어다가 더부살이로 적응시키는 중인데 데려올 때는 부드러운 황금색 잎이 며칠 지나고 보니 가운데 새싹이 뾰족한 가시잎이 돋아나고 있는게 아니겠어요? 허걱!

뾰족한 가시가 제발 그냥 놔두라는 나무의 외침인가봐요.

앞으로 눈여겨 바라보는것으로 더이상은 귀찮게 하지 않으마고 무언의 약속을 하며 떠오르는 노랫말을 찾다가 말하자면에 말이지 그렇게 되었어요.ㅋㅋ

 

말하자면?

제발 그냥 놔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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