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추억에 빠진 날.
전날 내린비로 화창한 오전 빨래를 널며 내려다 보이는 정원수의 녹색 이파리가 몽글몽글 피어 오른 녹색 구름처럼 이뻐서 이리저리 내려다 보다가 건물 옥상에 빗물로 그려진 그림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옥상의 물웅덩이 주변에 물기가 마르며 그려진 그림이 마치 바위위에 선 사람이 바위 아래 물속을 내려다 보는것 같다.
내 젊은 날 비그치고 맑게 갠 날 자그마한 물 웅덩이에 내려 앉은 하늘이 깊고 깊어서 현기증 나던 날 이었다.
직장동료들과 버스정류장에서 함께 버스를 기다리다가 물 웅덩이 앞에서 현기증을 느끼는 나에게
왜그래? 어디 안좋아 아픈거야? 묻는데
응. 물 웅덩이가 너무 깊어서.ㅋ
물 웅덩이 앞에 세워주고는 저 깊은 하늘 좀 봐.
너무 아득해서 현기증 나지 않어? ㅋㅋ
아이구 지지배~ 감성은 알아줘야 해. 하며 물웅덩이에 밀어 뜨리는 장난을치며 깔깔거리던 나의 이십대!
물 웅덩이 대신 찬란한 봄빛에 아득히 추억에 빠진 봄날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