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뉴월 김장
드나드는 카페에 월동배추 절임을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무심히 지나쳤는데 1차 2차 판매가 이어지고 절임배추를 구매 해 김치를 담근 사람들 한결같이 배추가 맛있다고.
풀바구니 쥐 드나들듯 드나들며 사람들의 후기글을 읽다가 나도 한번 주문서를 넣어봐?
연일 계속되는 무더위와 여름 가뭄으로 고랭지 채소농사가 걱정되고 여름 채소들도 오랜 가뭄에 작황이 좋지 않아 볼품없이 질긴 채소가 값은 자꾸 올라가니 절임 배추를 사서 김치를 담아 보자고 주문서를 넣고 기다렸다.
그런데 때마침 택배 기사님들의 부당노동에 반발 해 노동조합을 결성해서 택배 지연사태가 발생했다.
택배물품이 분류 창고에서 대기하고 있다니 판매자나 주문자들 애가타는데 다행히 지연사태는 오래가지 않고 택배가 다시 시작됐다.
그렇게 우여곡절의 절임 배추가 도착 하는 날
도착한 배추상자를 열었더니 ~~~
저장고에 보관하던 월동배추라서 초록겉잎을 떼어낸 속이 노랗고 아삭한 절임배추가 끝도없이 나온다. 슴슴하고 알맞게 절여진 배추가 고소한 냄새를 진동하며 침샘을 자극하는데 건져 쌓아놓고보니 무더운 날씨에 난생 처음 많은 김치를 버무릴 생각에 아득하다.
아~~~ 어쩌란 말이냐 이 많은 배추를~
일단 한숨 길게 내쉬고 물기 빠지는동안 양념을 준비해서 섞어놓고 어우러지는동안 되도록 편안한 자세로 사치스런 휴식을 취한 다음 심호흡을 가다듬으며 명상과 도를닦는 마음 자세로 아주 천천히 순서와 양념의 배분을 염두에 두고 능숙하게 김치 버무리기를 마쳤다.
뻐근한 허리를 펴고 갈무리하며 느끼는 뿌듯함.
노동으로 맛볼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일 것이다.
오뉴월 김장을 하며 흘린 땀에 비례하는 기쁨과 행복을 수확 하였다.
가을 김장 때 까지 배추김치 걱정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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