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 날.
엇저녘 신새벽까지 마음설거지를 하느라 늦잠에 빠져 아침은 엄니께서 쑤어오신 도토리묵으로 대신하고 느긋하게 숙소를 나와 내륙의 한가한 도로를 타고 부여로 향했다.
보령의 석탄 박물관이나 돌문화 박물관 유홍준교수의
휴휴당을 통과통과 하여 부여에 도착해 아침겸 점심으로 구두레 음식문화거리에 맛있게 고아내는 곰탕집이 있다니 곰탕집을 찾아 들어갔다.
뜨끈하고 뽀얀 곰탕국물에 넉넉하게 들어앉은 도가니와 갈비에 맛깔스런 반찬이 곰탕국 맛을 돋구어준다.
도토리묵으로 냉기가돌던 속을 따뜻하게 뎁히고 온 몸에 온기가 도니 마음은 여유로와지고 그 여유로움을 즐기기 위해 백제의 향기를 즐겨보자.ㅎ
우리 자매에게 고향의 후배이고 동창이 운영하는 백제향과 백제요 관람하기.
찻집 백제향에서 연꽃차를 마시고 백제요에서 백제토기의 멋에 빠져보자.
궁남지 입구에 아담하게 터를 잡고 운영하는 백제향을 블로그나 페이스북을 통해 눈독을 들여오다 2박3일 엄니와의 여행에 코스가 되었다.
꿩먹고 알 먹고?
꾸밈 없는 마음으로 진솔하게 풀어내는 백제향의 주인장 이야기를 애독하던 나였으니 백제향의 대표 향기인 연꽃 차와 연꽃빵의 맛 기행이기도 하겠다.
엄니를 모시고 들어간 찻집엔 영업 준비를 막 끝낸 시간이어서 아직 따끈한 온기가 감도는 연꽃빵과 연꽃차를 주문하고 엄니께는 보약같은 대추차를 주문 해 드렸다.
직접 가꾸는 연지에서 채취하는 백련은 꽃이 피기전
꽃봉오리째 채취해 냉동보관 했다가 차를 우리는데
커다란 다기에 연꽃을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봉오리 연꽃이 활짝 피어나며 은은한 향이 우러난다.
햐~ 백제요에서 재현한 백제토기로 빚은 검은색 다기에 하얗게 피어난 연꽃을 눈으로 먼저 마시고 후각으로 향을 마시고 의식을 치루듯 표주박으로 찻잔에 담아 백제의 향기를 마신다.
카페의 가운데 우물이 있는 풍경에 아기자기 꾸며진 소품들과 백제요에서 재현한 백제토기들이 전시되어있어서 백제의 향기가 있는 찻집 백제향의 연꽃 차를 마시고 백제요로 출발.
백제요는 백제토기를 재현하고 전시하는 문화 체험관으로 숙박도 할 수 있는 팬션을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백제토기는 도자기와 달리 탄소 흡착방법으로 구워내어 검은 빛이나 회색빛을 띄는 토기로 소나무를 태워
송진의 그을음이 흡착되면서 유약의 효과와 검은빛을 띄게 된다고 한다.
백제의 토기는 지금까지 봐 왔던 도자기와는 다른 느낌과 질감이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일상생활 토기와 예술을 가미한 작품들을 재현하고 전시하는 전시관과 체험관 을 둘러보고 토기를 굽는 요 가마도 둘러보고 백제요의 작품들로 멋지게 꾸며진 팬션도 둘러보았다.
토기에 관심이 있거나 아이들과 여행의 추억과 체험을 함께 하고 싶은 분들은 백제요팬션에서 체험 여행을 하는것도 좋을것 같다.
백제의 마지막 도읍지 부여.
부소산을 끼고 반원을 그리며 금강이 흐르고 부소산아래 반원을 그리는 강을 백마강이라 부른다.
그 안에 요새처럼 건설된 아기자기한 도읍지 부여.
부여는 읍내 자체가 박물관 같이 느껴지는 곳이다.
부소산과 능산리고분 나성을 돌아 궁남지와 박물관 정림사지 수북정과 자온대를 보고 황포돛배를 타고 백마강 유람으로 구드레 나루터에 내려 조각공원을 둘러보고 음식문화거리에서 저녁을 먹은뒤 백제요에서 운영하는 숙소에 짐을 풀면 백제요에서 재현한 백제 토기전시관과 요를 둘러보고 체험도 할 수 있으니
부여관광과 체험여행의 완결이 될듯 하다.
엄니와의 2박3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엄니를 모시고 친정으로 엄니를 모셔다 드리니 엄니께선 미리 준비 해 놓으신 선물을 내 놓으신다.
이젠 거동이 불편 해 직접 농사를 지을 수 없으니 이웃 집에서 쌈짓돈을 털어 산 참깨를 볶아 커다란 패트병에 일곱개를 만들어 자식들 빈손으로 보낼 수 없다며 한개씩 내어주시고 텃밭에 자라는 양념 채소들 대파며 들깻잎 쪽파를 뽑아 내어 봉다리 봉다리 담아 주신다.
평생을 주시고도 내어 주어야 행복하신 엄니.
그 엄니의 사랑 갚음 여행으로 시작 했지만 결국은 엄니의 내리사랑으로 여행을 마쳤다.
여행내내 엄니의 기쁨조를 자처한 우리들을 도리어 웃게 만드시는 엄니.
그 엄니의 내리사랑이 우리들 자식에게로 내려 흐르는 강물처럼 생은 그렇게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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