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한조각 구름이 되어~(2박3일 여행) 둘째 날

두레미 2017. 9. 8. 12:44

 

 

 

 

 

 

 

 

 

 

 

 

 

 

 

 

 

 

 

 

둘째 날

 

이쁜 추억을 새기느라 꽃물이 손톱을 빠져나와 이부자리에 물들어 세탁비 물어낼라 걱정 하며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손톱 위에 꽃 무더기들 얌전하다.

엇저녘 통유리에 서해바다가 통째로 들어온 횟집에서 풍경에 미리 마음의 배가 부르더니 메인 메뉴가 나오기도전에 배를 두드리며 배가불러 죽겠다고 싱싱한 회를 앞에두고도 젓가락질이 더디기만 했다.

엄니께서 낭창낭창 찰지게 쑤어오신 도토리 묵은 손끝 촉감으로 대신하고 냉장고로 들어갔다.

밤새 연동운동으로 지친 속을 풀어줄겸 아침은 황태해장국으로 시원하게 달래고 바닷길 따라 대천 해변으로 가는 길 주중의 국도는 번잡하지도 않고 일자로 뻗지도 않았고 구불구불 산비알을 타고 흐르는 물길을 닮았다.

돌고 돌아가는 길 앞에 그림같은 풍경에 시선이 쏠리며 숲속에 가지런히 접은 파라솔이 세워진곳이 궁금했다. 파라솔이 올려다 보여지는 바닷가에 이르자 담장너머로 잘 가꾸어진 정원수와 성모마리아상이 보이고 갈뫼 못 성지라는 팻말이 보인다.

대천 가는 길에 들리기로 한 성지가 눈 앞에 보이도록 조용하던 네비를 탓하며 차에서 내렸다.

갈뫼 못 성지는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영보리로 보령시의 북서쪽에 위치하는 전국 유일한 바닷가 성지라고 한다. 병인 박해 때 바닷가 모래 백사장에서 순교한 신앙인 오백여명의 신원은 대부분 알수가 없고 그중 다섯명만이 신원이 밝혀져 성인의 품에 올려 졌다고 한다.

성지 주차장에 자갈을 보충해 까는 작업을 해서

주차를 조심스레 하고 촛불을켜고 기도하는 곳에서 촛불 하나씩 켜고 기도를 올린 다음 성지를 둘러보았다. 파라솔이 있는 곳엔 수녀님들께서 운영 하시는카페가 있는데 오후 ㅣ시부터 이용 할 수가 있다고 해

카페 정원을 손질 하시는 수녀님의 허락을 받고 정원산책만 하고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대천 해변에 도착하니 부슬부슬 비가 내린다.

바다위를 저어가는 레일바이크를 엄니께 경험 해 드릴려고 했더니 날씨가 허락을 안 하니 전망대에 올라 대천 해변을 시원하게 내려다보며 따끈한 차 한잔으로 아쉬움을 대신하고 내려와 해물 뚝배기탕으로 속을 풀었다. 투가리(뚝배기)에 끓여 더 맛있다며 맛있게 드시는 엄니 덕분에 우리는 마음의 배까지 불렀다.

엄니의 동선에 맞추어 유유자적 무창포로 돌아와 사우나로 피로 풀기. 몸과 마음의 근육 이완 하기.

엄니와 처음 만나던 날 처럼 맨 몸으로 대화하기.

사우나를 마치고 한결 가벼워진 마음으로 바닷가 산책을 하며 엄니께서 노래를 하신다.

 

여기까지 왔는데

앞만 보고 왔는데

묻지 마세요

묻지 마세요 물어보지 마세요

내 나이 묻지 마세요

흘러간 내 청춘 잘한 것도 없는데

요놈의 숫자가 따라 오네요

여기까지 왔는데

앞만 보고 왔는데

지나가는 세월에 서러운 눈물

서산 넘어가는 청춘

너 가는 줄 몰랐구나

세월아 가지를 말어라

묻지 마세요

묻지 마세요 물어보지 마세요

내 나이 묻지 마세요

흘러간 내 청춘 잘한 것도 없는데

요놈의 숫자가 따라 오네요

여기까지 왔는데

앞만 보고 왔는데

지나가는 세월에 서러운 눈물

서산 넘어가는 청춘

너 가는 줄 몰랐구나

세월아 가지를 말어라

여기까지 왔는데

앞만 보고 왔는데

지나가는 세월에 서러운 눈물

서산넘어 가는 청춘

너 가는 줄 몰랐구나

세월아 가지를 말어라

세월아 가지를 말어라

 

신명 좋으신 우리 엄니의 신명나는 노래가 우리들의 심금을 울리는 저녘 마음속 헛헛 하실 엄니의 속을 채워 드릴겸 서해바다에서 직접 잡은 자연산 대하와 전어구이로 쫄깃하고 고소하게 엄니 마음을 채워 드리고 들어왔다.

이제는 마음을 따라가지 못 하는 신체적 노화로 스트레스를 받으시는 엄니의 동선을 맞추어드린다고 해도 피곤하신 엄니께선 일찍 잠자리에 드시고 세 자매는 여행의 마지막 밤에 엄니께서 눈만 흘겨도 찢어지게 생겼다는 화장지 한통과 엄니께서 사위들도 오는 줄 알고 준비 하신 맥주에 오징어채와 오징어 땅콩을 안주삼아 밤이 늦도록 서로가 서로에게 고해성사를 하듯 갈뫼 못 성지에서 못다한 기도처럼 마음속 깊은 앙금을 풀어 내었다.

그리고 그 새벽이 짧은 잠짓으로 눈 깜짝 할 사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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