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산책
어제오후 내리던 비는 잠자리
오줌만큼 내리다가 그쳤다.
긴 가뭄에 산천초목들이 말라가는데
2박3일 좀 과하게 내려도 좋으련만.
기대에 미치진 못 했지만 아침 공기는
맑고 신선해서 좋았다.
두꺼운 구름사이로 숨박꼭질 하며
떠오르는 아침 햇살이 눈부시다.
먼지만 날리던 골목길도 촉촉하고
나뭇잎새와 꽃잎새에 구슬처럼 달린
물방울들 아침 햇살에 빛나고 공원의
나무사이를 날으는 까치의 저공비행과
청량하게 들리는 새소리 자동차 시동소리
바쁘게 걸어가는 사람들의 발자국소리
채 마르지 않은 머리카락에서 풍기는 샴푸
향기를 날리는 아가씨의 종종걸음을 뒤로
하는 아침산책에 장미꽃 향기보다 더 진한
삶의 향기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