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 볼일보러 나갔다가 마로니에 열매를 주워왔다.
잘 영근 밤을 닮은 열매가 반질반질하니 얼마나 탐스럽던지 냉큼 주웠다.
가을의 한가운데
한여름 푸르딩딩 씩씩하고 도도하고 냉정하던 잎들이
차츰 부드럽고 따스한 빛깔로 변해간다.
가을의 맑고 투명한 햇살에 온기가돌고 여유롭고 넉넉한 풍경이 되어간다.
성장을 멈추고 저장을 시작하는 계절.
따듯한 햇빛까지도 저장하는것 같은 알곡과 열매들은 농축된 햇빛을 담았다.
보기만 해도 넉넉하고 따스하고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계절.
가을의 한가운데.
지난 일요일 남출친구의 딸 결혼식이 있었다.
건강하고 행복한 가정으로 잘 꾸려나가길 결혼식장에서의 이쁜모습처럼
그 마음처럼 오래 행복하기를 바란다.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도 반가왔고 이제는 하나둘 결혼을 시키는 친구들이 가을을 맞은 농부같다.
부럽기도 하면서 왠지 쓸쓸함이 느껴진다.
다음 주말엔 고향 친구(현광)의 딸 결혼식이 있어 겸사 고향갈일이 생겼다.
아들눔. 2박3일 강원도 인제로 동원훈련떠났다.
집안이 휑하겠네.
볼일보고 돌아오는 길 싱싱한 돌산갓의 진한 향에 또 냉큼 들고 왔지.ㅎ
어제 밤 절여놨으니 씻어 김치를 담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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