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

집도 늙고 나도 늙고 (주방수도꼭지를 바꾸다.)

두레미 2014. 7. 15. 17:38

 

 

 

이른 여름 나오는 자줏빛 오얏(자두)이 끝나갈 무렵 과육이 두툼한 자두가 나왔다.

과일 좋아하는 홀탱님 토마토에서 자두맛을 보고는 자두를 서너개씩은 먹어버리니

시장가방 무겁게 사다 날라도 금새 동이나고 그것 뿐인가 참외 한개까지 거뜬히

먹어치우는 과일 킬러이니 자두 세일한다길래 한상자 사다놨더니 참참이 먹으며

과일을 많이 먹어서 꿀피부라는 소리를 듣는다며 눈도 한번 찡그리지 않고 잘 먹는다.

그래서 한상자 더 살까하고 마트에 갔더니 웬걸 초입에 나온자두의 가격이 싸다

했더니 요즘 나오는 자두의 가격은 2.5배도 넘게 오른것 같다. 

인터넷 카페에서 얼핏 본 가격이 생각나서 들어갔더니 착한가격 그대로다.  옳다구나~

일단 주문을 하고 오전 일을 끝내고 입금을 하고 주소를 넣으려고 들어가니 마감이란다.

휴가와 복이 겹치면서 자두값이 많이 올라 착한 가격으로 더이상 물건을 댈 수가 없단다.

뭣이라 그러면 아직 주소를 않넣은 우리주문은 어떻게 되는거지?

일단은 주소를 쪽지로 넣고 전화를 걸어보는데 통화중, 통화중....

문자를 넣으려고 글를 찍고 있는데 전화가 들어온다.

오전에 확인한 주소까지만 물건을 확보하였으니 어쩔 수없이 내일 배송을 해드리겠습니다.

휴~ 다행!

자두 한상자 착하게 구매하려고 진땀빼고,

 

다음은 부엌수도꼭지 교체하기, 

수도꼭지의 샤워기 줄이 끊어져서 속줄이 드러나 언제 터져 물이 솟구칠지 모르는

상황인것을 까맣게 모르고 사용하다가 물쏟아지는 소리가 이상해서 구석구석 살펴보니

스텐리스의 샤워기 줄이 낡아 끊어지도록 사용했던 것이다. 

입주 때 설치한 수도꼭지를 이십년가까이 날마다 접혔다 펴지기를 수천 수만번 했을테니

닳아 끊어질만도 하다.

화장실 물탱크들과 욕조 수도꼭지에 이어서 부엌의 수도꼭지,  방마다의 전등교체와

현관 잠금쇠 집안의 설비들이 나이먹어 낡고 헤지기 시작한다.

덜그럭거리기 시작한 부엌의 싱크대와 서랍들과 누렇게 변한 벽지에 손때 자국들 오메~

언제 날 잡아 수리를 한담~ 이사하기보다 어렵다는데 그냥살기도 수리를 하기도 심란하기만 하다.

가뜩이나 나이값을 하는 내 몸 상태와 경쟁이라도 하듯이 여기저기 집안의 설비들이 삐걱거린다.

마트로 달려가 수도꼭지를 사다가 관리실에 연락해 교체를 부탁했더니 나이드신 아저씨께서

올라오셨다.   나사를 풀고 조이는 일에 민첩성도 힘도 달려 보여서 지켜보기 안스럽고

반짝반짝 윤기나는 스테인리스 꼭지에 시커먼 이빨자국들을 새겨가며 갈아주셔도 차마

말씀드리기 어려워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무더위에 나사를 조였다가 풀었다가 하기를 몇차례 흠집이 생겨서 어떻하냐고 미안해 하시는

아저씨께   "물만 안 새면 되지요."  말은 그렇게 했어도 어쩔 수 없이 내 맘에도 흠집이 났다.ㅎ

수고하셨다고 냉장고의 시원한 참외 깎아드시라고 서너개 담아드렸더니 안그려셔도 된다고

손사래를 치시면서 받아가신다.  그래도 맘이 가벼워지지 않는다.

 

새로 갈아끼운 수도꼭지가 영 어색하고 불편하다.

그동안 익숙하던 것에서 새것으로의 적응기간이 필요하겠다.

어느날 문득문득 느끼는 나이 듦의 낯설음을 적응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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