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일요일.
토요일에 장을 가르고 고장난 물탱크 수리도 하고 마음이 가벼워졌지만
세월호의 침물소식은 온 국민의 마음이 우울하다.
방송을 봐도 신문을 봐도 이어지는 가슴아픈 사연들은 탄식과 원망이 가득한데
위로와 격려의 말들이 쏟아지지만 어떤 말로 어떤 물질적 보상으로 위로가 되고
보상이 되겠는가?
책임과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상응하는 벌과 함께 응집력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이럴 때 일 수록 차분하고 조용하게 슬픔에 울부짖는 사람들의 말을 참을성있게
들어주고 다독여줘야지 말에 말을 보태어 유언비어를 뿌리며 찟긴 마음에 상처를
덧내는 일은 절 대 하지 말아야 하는데.........
큰 충격에 갈갈이 찟긴 마음을 가다듬어 슬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 혼란을
부추기는 말과 행동들은 자제하고 중구난방으로 말을 쏟아내는 미디어와 사람들 한줄의
글과 말에도 신중했으면 좋겠다.
우울한 나날들
일요일 아침 날씨는 화창하다.
지난번 원덕역을 가기로 했다가 다 못가고 중간에 되돌아왔던길을 다시 가보자는
홀탱님 제안에 망설여졌지만 전철로 강변역에서 출발하자는 제안에 나섰다.
전철을 이용해 50여분을 단축하여 강변역에서 육교를 타고넘어 강변의 저전거길로
접어들어 광나루의 버드나무길을 시작으로 원덕역을 향해 출발하였다.
아침일찍 출발하여서인지 한가로운 한강 상류의 강변길은 아침햇살에 맑고 쾌청하고
조금은 쌀쌀하였지만 아침 햇살을 가르며 달리는 강변의 풍경이 참으로 아름답다.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아름다운 날에 슬픔과 비통에 빠진 진도 앞바다가 내내 생각에서
떠나질 않았다. 좋은 날에 좋은것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가슴이 무너져 내리겠는가~
평생을 두고 지울 수 없는 슬픔과 아픔을 안고 살아갈 생각을 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
그 아비규환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큰 상처도.........
팔당댐을 지나 능내역에서 잠간 휴식을 하는데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구창모의 희나리라는
노래에 울컥해지는게 목울대가 뻑뻑해지고 눈시울에 열기가 돌았다.
양평을 지나 후미재입구의 강변 쉼터에서 눌린 허리를 벤치에 누워 펴고 한참을 쉬었다.
가족끼리 부부끼리 친구들끼리 쉬었다 가는 사람들이 드나들고 쉼터 정자에서 휴대용 작은 버너에
커피를 끓여 간식을 먹는 사람들의 정다운 수다가 느티나무가지를 오가는 작은 새들의 지저귐과 함께
하모니가되고 강변의 풍경이 된다.
홀탱님은 쉬지도 않고 스트레칭으로 피로를 풀고 두레미가 일어나기를 기다린다.
후미재를 반쯤오르다가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원덕역으로 향하여 페달을 밟는다.
석장마을 지나 대명리조트를 앞에두고 오른쪽으로 새로난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다시 왼쪽으로
방향을 돌려 흑천에서 흑천을 따라 올라가다가 지천인 삼성천을 타고 올라 추읍산장에서 가파른
고개를 넘으면 다시 흑천과 만난다.
흑천을 건너서 전철로밑으로 난 자전거도로를 따라가면 바로 용문역이다.
일요일 용문장날이라고 용문역앞 골목은 길을 따라 늘어선 좌판과 구경하는 사람들과 주차된 자동차들로
혼잡하다. 갖가지 봄나물들로 풍성한 장마당엔 먹거리들도 많은데 홀탱님은 길거리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장마당에서 맛있게 구워지는 메밀부꾸미와 수수부꾸미 각종 야채 부치미들에 눈이 가는데 홀탱님은 관심없다.
사람은 많고 비좁은 장마당을 구경하다가 홀탱님 좋아하는 과일조금사고 두레미좋아하는 엿 두팩사고
점심은 고르고 고르다가 삼선 짜장면 한그릇. 옛날 맛이 살아있어서 맛있게 먹었다.
요즘 짜장면은 이맛도 저맛도 아닌 들척지근한게 짜장라면만도 못하다는 생각이었는데.
장마당의 젊은 엿장수 아주머니 장마당 행사가 다 취소되어서 엿이 잘 안 팔린다고 한숨을 쉬고 있었다.
이래저래 세월호의 파장은 크고 깊기만 하다.
앞길이 창창한 청춘의 세월을 그렇게 황당하게 보쌈을 하다니, 삶의 전부였고 의지였던 사랑하는 사람을
먼저보내고 남겨진 사람들에게 진도 앞바다보다 더 험난 할 세월을 어찌하라고~
참 무심하고 야속하다.
'자전거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평화누리 자전거길 맛보기 (0) | 2014.05.12 |
---|---|
자전거로 섬진강 자전거길을 달렸다. (0) | 2014.05.07 |
그님이 오셨어요? (0) | 2014.04.14 |
봄은 활짝 피었는데........ (0) | 2014.03.30 |
똥차타는 주제에~ (0) | 2014.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