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미스바 방앗간.
의좋은 자매가 하는 방앗간인데 나이지긋하신 어르신들과 나같은 살림쟁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풍경이 도회지의 뒷골목에 자리한 동네 사랑방 같습니다.
뜨게실과 바늘을 챙겨와서 뜨게질을 하면서 기다리기도하고 개별포장된 믹스커피를 타
마시면서 이야기꽃을 피우기도하고 서로다르게 챙겨온 방앗거리에대한 정보를 주고 받기도 하고요.
젊은이들은 직장다니랴 아이키우랴 바쁘다는 이유로 이런 방앗간은 나이지긋하신 중 할머님들과
나같은 초짜 할머님들이 식구들의 건강한 먹거리를 챙기기위해 수시로 드나드는 참새 방앗간입니다.
직접 농사를 지은것들과 직거래로 구한 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눈으로 보고 가공해가려고 하는 엄마들의
먹거리공작소지요? 웬만한 곡물들은 볶고 가루를내고 기름을 짜냅니다.
씻어놓은 우리 참깨와 세척기에서 쏟아져나오는 들깨의 모습.
저희 친정어머님과 친정의 이웃들께서 해마다 조금씩 주시는 참깨를 깨소금으로 먹다가 조금씩
남는 양이 냉동고에 몇해 모였더니반말이 조금 못미친다네.
한번 기름을 짜는 공임은 정해져 있어서 한말이든 반말이든 삯은 같으니 보태서 짜지 않겠냐고요?
에잉 짜 놓은 들기름도 아직 남았는데 그리고 참기름보다는 들기름 사용이 더 많은편인데 그냥 짜 주세용.ㅎ
근데 기름짜는거 사진 몇장 찍어도 될까요?
'아니 뭐하시게요?' '그냥 내가 신기해 하는 사람들 보여주고 싶어서요.'
언니는 그러세요. 하는데 동생은 안돼요. 찍지마세요. 왜 자꾸 찍으시는거예요.
의심의 눈초리로 영 마뜩찮은 표정인데 언니는 뭐가 어때? 찍으세요.
여기 고춧가루 나오는것도 찍고 기름나오는데 어서와서 찍으세요.
여기 들깨 거피하는것도 찍고요. 그런데 하얀 쌀가루 나오는게 있었으면 좋았을걸 그날은 쌀가루
빻아가는 사람이 없어서 아쉬웠다. 시원시원하고 서글서글한 언니와 꼼꼼한 동생이 잘 맞물리는
톱니바퀴처럼 척척 일을 해내는 모습이 언제 가 보아도 보기에 참 좋다.
게으름피우지 않고 깔끔하고 정확하게 비교적 싼 가격으로 친절하게 방앗간을 운영해가고 있어서
우리동네 네곳의 방앗간이 있는데 제일 맘에 든다. 아마 오래 단골이 될것 같다.
언니와 동생이 옥신각신하니 순서를 기다리는 아주머님들이 웬일인가 궁금한 눈초리로 들여다보며
위생검사 나오셨어요? 암행어산가? 착한 방앗간 찾으시는거예요? ㅋㅋㅋ
참깨가 볶아지고. 웬만한 곡물은 다 볶아진다.
앞에서부터 곡물을 볶는 기계와 기름을 짤 곡물을 잘게 분말을 만드는 기계 다음은 기름을 눌러짜는 압축기름틀
그리고 들개난 참깨같은 것들을 거피하는 기계 다음은 고추의 씨를 분리하는 기계.
깨끗이 씻은 들깨를 볶는 기계에 돌려 물기를 말리면 뜨끈해진 들깨를 바람이 나오는
기계위에 올려놓아 식힌다음 거피기에 넣고 껍질과 알맹이를 분리하는 기계.
뽀얀 속살만 나오고 껍질은 바람에 날려 저 푸대자루로 날아간다.
거피된 들개를 가루내는기계.
씨를 적당히 뺀 고추를 빻는 기계.
사용 용도에 따라 김칫거리용으로 고추장용으로 횟수를 조정한다.
드디어 잘 볶아진 참깨를 분말로 만들어 압축기에 넣고 압력을 넣자 주루룩 흘러나오는 참기름.
고소한 냄새가 방앗간에 진동을 한다. 오메~ 꼬신 냄새~ 냄새 참말로 꼬시다~!
요렇게 세병이 나왔네요.
참말로 꼬신 참기름을 처음으로 짰어요.
그동안은 조금씩 얻어먹거나 사먹는걸로 했는데 묵은
참깨로 기름을 짰더니 홀탱님 저녁에 당장 참기름에
밥 비벼먹고 싶으다고~
부랴부랴 무 생채하고 시금치나물하고 물미역사다가
살짝데치고 너풀너풀한 머위 잎이 탐스러워 머위나물
사다가 데쳤더니 된장찌개와 머위 나물쌈으로 비빔밥을
먹으니 꿀떡꿀떡 넘어갑니다.ㅎ
누구 각신지 잘도 먹는다~
후흐흐........흥
후식으로 따 놓은 석류알 한웅큼 우물거리며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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