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 마당의 나무에 연초록 새순이 돋던 때가 엇그제 같은데
이젠 가을도 깊어 나뭇잎에 단풍이 들었고 자리가 좁아 늘씬하게
키만 키우던 전나무는 지난 여름 태풍에 쓰러질까봐 싹뚝싹뚝
잘리워졌다.
fox face 라는 가지의 일종인 열매 노랑가지를 꽃꽃이 배울 때 처음 대하고는
너무 신기하고 재밌게 생겨서 인상깊었던 기억에 반가움과 함께 옛 추억에 젖어들게 했다.
고향 친구들에게 줄 책을 일년 가까이 묵혔으니
이자를 붙여 주려고 영등포 타임스퀘어안에 있는
교보문고에 들렸더니
스퀘어 안에 또 다른 스퀘어가 들어 앉았다.
며칠이 지난듯 싱싱하던 이파리는 시들었고
억새는 억지로 꽃을 피웠는데
그래도 정성이 많이 들어갔을 작품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곳곳에 깃들었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