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아침상을 물리고 찌뿌드한 몸도 풀겸 아라뱃길로 바람이나 쐬러가자며 자전거를
타고 나갔다가 서해갑문에서 매립지를 돌아가면 초지대교가 멀지 않다느니 블로그님들의
자전거기행을 보면 쉬이 강화도를 다녀오는듯 하더라구요.
그래서 평소에는 덤프트럭이 많아 위험하지만 추석날은 덤프트럭이 없어 도로가 한가하지
않을까 해서 한번 초지대교를 가보자고 했습니다.
막상 갑문을 돌아나와 바다쪽으로 나가보니 좁은 2차선 도로가 예상보다 많은 차량들로
붐벼서 안쪽으로 난 샛길로 들어갔습니다.
김포의 학운공단으로 들어가는길이더라구요.
가다보면 길이 나오겠지~
어찌어찌 가다보니 공단을 빠져나와 농로와 주택이 보이는데 사람구경을 할 수가 없습니다.
길을 묻고 싶어도 간혹 오가는 사람들은 공단의 외국인 근로자분들만 오갈 뿐~
한창 도로공사중인 김포의 학운단지는 어수선하고 복잡하기만 했습니다.
어찌어찌 젊은이와 동네 아저씨를 만나 길을 물었지만 초지대교 가기는 어려울거라는 대답만
듣고 그래도 가르쳐준 길을 따라 차도와 농로를 거쳐 서해갑문에서 이어지는듯한 2차선도로를
만났는데 이건 갓길도 없는 좁은 2차선도로에 자동차들로 꽉차있어서 어디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습니다. 안되겠다 돌아가자고 되돌아오는길 왔던길이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아까 길을 물었던 곳까지는 그럭저럭 나왔던것 같은데 그 뒤로는 공단의 한가운데로 들어갔는지
도대체가 표지판도 공단의 구역만 표시가 되었을뿐 우리가 알아볼 수있는 표지판이 보이질 않습니다.
이리저리 헤메다가 지나가는 자동차를 세워 길을 물으니 되돌아 나가서 우회전 우회전 아뭏든
어떻게 빠져 나왔는지 무슨 사거리였더라 사거리에서 다시한번 젊은이를 만나 길을 물었더니 또
우회전해서 계속 직진을 하면 아라뱃길이 나온다고 그 말대로 직진하여 백운교 밑으로 나왔습니다.
인적없이 썰렁하고 으시시한데 커다란 개들은 사납게 짖어대면서 쭞아오지요 낯선 사람들만 오가는
공단을 벗어나 아라뱃길을 보니 눈이 번하더라구요. 그렇게 반가울 수가~ㅎㅎ
서해 갑문에서 시작해 두시간 반 동안을 헤매다가 겨우 빠져나왔더니 배고프지요 긴장이 풀려 온 몸이
나른하지요 백석교밑 평상마루에서 벌러덩 누워 버렸습니다.
준비없는 무모한 도전에 실패하고 아라애 카페에서 잔치국수로 허기를 채우고 돌아왔습니다.
한가위 추석날에 이게 웬 고생이래요? 사서고생을 하고 다닙니다. 칠푼~팔푼~
그렇게 추석날이 지나가고 다음날 나는 피곤이 좀체로 풀리지 않는데 홀탱님은 자전거를 끌고 또 한강을
한바퀴 돌아 옵니다. 긴 연휴가 지루하기만 한 홀탱님 이튿날 소요산행을 다시한번 하자네요.
그러자고 소요산이야 뻔한 길이니 갑시다~ 처음의 흥분은 사그라지고 그냥 덤덤하게 주변의 풍경을 즐기며
소요산을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일요일 날짜를 계산하더니 이맘때쯤이면 대부도 가는길에서 작년에
사왔던 두벌포도가 나올 때라면서 포도를 사러가잡니다.
아이고 난 피곤해서 싫소. 그러니 혼자라도 다녀오겠답니다.
배낭을 챙겨메고 비닐봉지를 챙겨넣고 자전거를 타고 출발합니다.
왕복 3시간은 걸리는 거리를 포도를 사다가 포도주를 만들겠다고 망설임도 없이 나섭니다.
그러더니 웬걸 올해는 작년보다 철이 조금 늦어 아직 두벌포도 수확이 조금 일러 다음주쯤에나 포도를 수확한대서
그냥오기 섭섭하여 첫물포도 조금을 배낭에 메고 왔습니다.
아~ 그런데 마트에서 산 포도보다 그 싱싱함이나 당도와 향이 비할바 없이 좋습니다.
얼마나 단단하면서도 잘 익었는지 그 먼거리를 자전거로 터덜거리며 왔는데도 하나도 깨진것 없이 생생합니다.
그래서 두벌포도 사러 다음주에 다시 가자네요.
작년에 먹다 남은 포도로 담근 포도주 맛을 포기 할 수가 없는 홀탱님과 별일 없으면 두벌포도를 사러 가야겠습니다.ㅎ
누에의 치켜든 머리를 닮았다해서 잠두봉이라는 이름을 가진 한강의 경치좋은 명소였다는데
절두산이라는 무시시한 이름으로 지금은 천주교의 성지로 알려져 있습니다.
오갈 때마다 참 멋진 풍광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소요산도 이제는 문화재 보호관리라는 명목으로 대문을 세워놓고 입장료를 받고 있더라구요.
우리집 셀렘이 올해 마지막 잎새를 튀웠습니다.
해마다 4~5개의 잎을 틔우는데 올해는 4개의 잎을 틔우네요.
아마 화분을 조금더 큰 것으로 분갈이를 해 줘야 할것 같아요. 자꾸만 잎끝이 누렇게 마르고
잎을 틔우는 숫자가 줄어드는 걸 보면요.
잎줄기가 떨어져나간 자국이 나이테처럼 줄기에 나선형으로 무늬를 만들며 자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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