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타기

임진각까지

두레미 2013. 8. 18. 12:49

 

 

올해 유난히 길고 유난스러웠던 중부지방의 장마가 한창일 때 방학을 했지만 방학을 하자마자 

보충수업이 시작되었으니 토요휴무가 없던 시절 같으면 그래도 한 보름은 휴가같은 긴 방학이

되었겠지만 토요휴무가 생기면서 방학도 옛날 같지가 않다.

보충수업이 있으면 오전동안 수업을 마치고 오니 늦은 점심을 차려야하고 아침설겆이 끝나고

집안일 끝내고나면 점심준비로  달궈진 오후를 온전히 함께 해야하는 날들이다.

아침이 아무리 늦어도 점심은 꼭 챙겨먹어야 하는 삼식이가 되어서 안그래도 후덥한 날씨에

가스불을 난로처럼 끼고 살아야 한다.

그러니 이열치열 이판사판으로 소나기 구름이 금방이라도 소나기를 뿌려댈 기세로 오락가락해도

자전거를 타고 한강변이라도 돌아와야 꿉꿉한 마음을 날려버릴 수 있다.

주중엔 가까운 거리를 달리다가 주말이면 아침 일찍 집을 나서서 장거리를 달리기도 하고 그렁저렁

올 여름도 막바지에 다다른듯 하다.

소나기를 만나며 양평의 흑천을 거스르기도 하고 땡볕에 안산의 오이도 등대를지나 시화방조제를

건너 대부도를 돌아오기도 하고 아라뱃길을 달리기도 하면서 아쉬운 방학이 끝나고 개학 첫 주말

성산대교를 건너 홍제천를 한번 돌아보자고 나섰던길에 홍제천길이 끝나는 폭포 마당에서 사진한장

기념으로 찍고 백련교로 올라섰다가 도로 표지판을 보고 연신내역으로 넘어가서 불광천을 타고

내려가자고 우리는 또 호기심 발동으로 홍제천에서 연신내로 넘어가는 고개를 넘기시작했다.

좁은 인도에 오가는 사람이 많은 인도를 조심조심 자전거 바퀴를 굴리며 고개를 넘었더니 녹번역과

불광역을 거쳐 연신내역을 돌아 응암역쪽으로 나와 불광천으로 내려왔다.

연신내역에서 응암역까지는 자동차도로 옆으로 자전거도로가 있었지만 주차되어진 자동차와 수시로

드나드는 자동차들로 선으로만 그려진 자전거도로는 무용지물이었다.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오가며 간신히 불광천으로 내려서서야 휴~ 손아귀에서 힘을 뺄 수가 있었다.

 

홍제천 인공폭포

 

건너편에 물레방아가 정겹다.

물레방앗간 뒤쪽으로 산을 오르는 길에 사람들이 오르락 내리락 야트막한 산에

산책하기 좋을 듯 하다.

 

 

홍제천길이 끝나고 백련교로 올라서니 유진상가가 있고 홍제천 들머리에 이런 표지석과

아담하고 이쁜 자전거 주차장이 있다.

여기서 연신내쪽으로 방향을 잡고 횡단보도를 건너 옛 산고개 표지석을 지나 고개를 넘었다.

 

그런데 불광천을 나와서 방화대교쪽으로 내려가면서 오랫만에 반대로 돌아본다며 색다른 감흥으로

방화대교를 지나 창릉천을 거스르는데 창릉천 중간쯤에서 앞서가던 팀이 창릉천을 건넌다.

호기심 많은 홀탱님 앞서가던 사람들에게  "건너서 어디 가세요?" ㅎㅎ

"저희 빵집에 갑니다.  행신동에 맛있는 빵집이 있다고해서 가는 중입니다."

빵이라면 참새에게 방앗간 같은 홀탱님 귀가 솔깃해서 "그럼 우리도 같이가요."  "그러세요"

해서 창릉천을 건넜는데 천을 건너 제방에 올라서자 바로 그 일행은 쉼터에서 멈추어 쉬어간단다.

같은 영등포라고 반가워 했더니 (그들은 대림동 우리는 도림동) 집나와서 처음 쉬는거라면서 20여분

쉬면서  처음가는 빵집이라 폰으로 검색을 해 봐야 한다는말에 홀탱님 우리 그냥 가자~ 

괜히 따라왔다가 길만 잘못 들었다며 행주대교를 향해서 페달을 밟았다.

행주대교에 도착하니 지난번 혼자 나왔다가 파주가는길을 찾아봤더니 중간에 끊겼다며 왔던길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겠다고 행주대교 밑을 지나 길을 두리번거리는데 또 한팀이 자전거를 타고

내려온다.    또 홀탱님 " 어디 가세요?"   " 파주쪽에 가려고요."  "그럼 우리도 같이가요."

그리하야 고난의 임진각행이 시작 되었다.

아침에 간단히 한바퀴 돌아올 예정으로 물 한병씩 달고 간식으로 자두 두개에 혹시 모를 비상금

삼만원을 가지고 무작정 따라 나섰다.

오래전에 한번 와 봤다는 아저씨는 비포장길을 울퉁불퉁 달려서 농로길을 달리고 자동차도로와 농로를

오가며 햇갈리기 시작하는데 길을 가다 사람을 만나면 물어보지만 사람들마다 다 다른 말에 일행은

큰 방향은 어슴프레 잡히지만 도저히 빠져나가는 길을 찾지 못하다가 결국은 호수공원으로 들어가서

호수공원을 돌아나와 대화역부근에서 제2자유로 방향으로 빠져나와 문산방향으로 연결되는 새로 포장된

자전거길을 만났다.

이리저리 길을 찾다가 지쳐 편의점에 들러 음료와 물을 보충하고 같이 하던 일행중에 여자분에게 음료를

사서 건넸다.  마음같아서는 일행모두에게 사주고 싶었지만 비상금을 아껴야 했으니~

 

포장길도 얼마지나지 않아서 끊기고 인도와 자동차가 달리는 도로를 달려서 파주에 도착하였다.

자전거로 지나치는 파주는 활기가 없는 을씨년스러움으로 느껴졌다.

창고같은 대형건물들과 녹슨 철재 빔들 인도를 점령한 판매대의 물건들만 덩그렁할 뿐 오가는 사람들도

자동차들도 뜸한 파한 시장같은 분위기 같았다.

출판단지를 지나 더 갈것인지 돌아갈 것인지 일행은 결정을 해야 했다.

안양에서 왔다는 부부와 한사람 그리고 우리 부부 파주시내를 지나 송촌교를 건너 오도산 통일전망대를

지나자 우리는 이제 여기까지 왔으니 문산까지 가보자고 내려서 송촌교도 쳐다보고 오도산 전망대도 바라보고

그러다보니 일행과 거리가 멀어지고 자연히 꼬리가 잘리듯 팀에서 분리가 되었다.

앞서가던 일행은 모습을 감추었고 우리는 이제부터 우리들의 페이스로 문산을 향해 페달을 밟았다.

그 사람들과 호흡을 맞추느라 주변을 돌아볼 여유도 사진을 찍을 여유도 없이 무작정 페달을 밟기만 했었다.

이제는 다시 돌아가기는 너무 먼 거리이고 문산에 가면 전철이 있으니 여차하면 전철을 타고 돌아오자고하니

여유가 생기고 피로감도 훨씬 덜 했다.

물 한모금씩 먹고 출발해서 한참을 가다보니 간이 쉼터에서 일행이 쉬고 있었는데 들어오라고 손짓을 한다.

홀탱님 그냥 가자고 일행들에게 먼저 간다며 문산을 향해 달렸다.

오도산 전망대 조금지나 거리 공원 벤치에서 아침에 가져간 자두를 먹고 건너편 편의점에서 물을 보충하려고

길을 건넜더니 마침 옆으로 음식점이 있는데 홀탱님 좋아하는 잔치국수가 보이니 편의점은 통과 음식점에서

국수도 먹고 물도 보충하고 이제는 돌아갈 차비를 계산해서 물과 음료를 조절해야 했다.

 

문산 21km, 임진각 25km  인도에 자전거도로가 있지만 우거진 풀섶이 되었고 가로수와 각종 쓰레기들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없으니 차도를 따라 가는 위험을 감수 해야 했다.

문산으로 가는길도 중간중간의 갈림길이 있어 큰 교차로에는 표지판이 있지만 작은 갈림길은 길을 물어서 꼭

확인을 하고 가는 홀탱님 작은 교차로에서 신호기를 지키고 있는 앳된 의경에게 길을 물으니 잘 모른단다.

어찌어찌 설명을 못하다가 안되겠는지 순찰차 안에 있는 대빵님께 물으니 대빵님 골목대장님처럼 온 몸을

기부스한것 같은 몸짓으로 거들먹거리며 내리시더니 그래도 길은 친절히 잘 가르쳐 주신다.ㅎㅎ

우여곡절끝에 문산에 도착하였는데 복잡한 문산시내에 들어서니 문산역으로 들어가는 사거리에서 홀탱님

여기까지 왔으니 임진각까지 가보자며 사람들에게 또 묻는다.

자전거로 15분정도면 갈거라는 말에 힘을 내보자고 어딜가건 자동차 위주의 도로엔 인도는 좁고 거칠기만하다.

문산역가는길을 뒤로하고 복잡한 인도를 지나는데 문산시외버스 정류장이 나온다.

'아니 여기가 거기아니야?  우리 적성가는 버스타고 장남면 매운탕집 가던 그 문산 정류장?  맞네.'

인도와 자동차도로를 오가며 시내를 겨우 빠져나와 통일로 교차로에서 좌회전하여 임진각까지 완만한 오르막길

임진각을 향해 마지막 힘을 내보자.   

 " 근데 홀탱님 임진각 가면 뭐가 나와?" ㅋㅎㅎㅎㅎ

 

드디어 임진각에 도착하여 기념사진을 찍고 공원을 돌아봤다.

임진각엔 사람 사람들로 복잡하다.   주말을 맞아 나들이겸 나온 사람들은 공원 여기저기에 자리를 펴고 앉았고

분수대엔 아이들이 물장난에 신이났다.  공원이건 전망대건 사람들로 넘쳐나서 멀미가 날 지경이다.

자전거를 끌고 한바퀴 돌아나오려는데 많은 인파중에 많이 낯익은 얼굴이 보인다.

얼핏 이름과 얼굴이 맞춰질 쯤 뒤에오던 홀탱님이 먼저 이름을 부른다.

"아니 친구래 아냐? "  "어머머머~ 이게 웬일이야? 아니 자전거를 타고 여기까지 왔어?  거기서 여기가 어디라고~"

딸과 딸의 남자친구까지 가족이 주말 나들이를 나온거였다.  친구 딸과 남자 친구는 신도림에서 여기까지 자전거를

타고 오셨어요?  대박~ 대박~을 하면서 신기해 하며 기념사진 찍어준단다.

스마트하게 스마트폰으로 넓직한 화면에 기념사진을 담고 우리는 우리의 카메라로 기념사진을 담았다.

친구네와 헤어져 우리는 다시 문산으로 회차하여 문산역에서 신도림까지 1800원에 전철표를 끊어 귀가.

아침9시10분쯤 출발하여 저녁7시20분에 도착 장장 10시간이 넘어서야 집에 도착하였다.

 

방화대교밑에서 시작되는 평화누리길 시작으로 다리를 놓았는데 시작만 했지 아직까지 개통을 하지 않고 방치되어있어서 언제 연결이되나 파주까지 임진각까지 임진각에서 도라산역까지 자전거로 달려볼날을 기다리고있었는데 우연찮게 만난 일행을 따라 임진각을 다녀오게 되었다.

시작된 평화누리길이 빨리 완성되어서 안전하고 빠르게 자전거로 임진각을 갈 수 있기를 바라고 더 나아가서 개성까지

자전거를 타고 여행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이튿날 우리는 예상치못한 장거리 하이킹으로 굳어진 뭄을 풀어야 한다며 자전거를 타고

김포갑문까지 다녀와서 안양천 제방에 올라 야외 헬스기구를 이용해 꼼꼼히 근력은동을 하였다.

우리는 서로에게 참 대단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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