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수로 벌써 3년전 복잡하던 심신에 휴를 주기 위해 접근성이 좋은 전철을 이용해
갈 수 있는 춘천 여행을 갔었지.
그 때만 해도 ITX열차는 없었어.
전철이 춘천까지 연결된것만으로도 동네 전철역에서 연결이 바로 된다는 편리함에
감사하며 용산역에서 춘천행 전철을 갈아타고 겨울의 춘천으로 떠났었지.
하얀 눈이 그린 설경을 감상하며 감상에 젖을라치면 터널속으로 들어가는 전철에
빠르고 편리함대신 자연을 잃어버린 댓가를 실감하면서 춘천에 내려 소양호를 올라
청평사를 둘러보고 내려오는길에 소양댐 아랫마을 윗샘마을에 내려 소양호 어부가
직접한다는 매운탕집에서 저녁늦게 먹은 매운탕이 허술한 집에 비해서 순박한 산골
어부에 비해 맛깔스러워서 그맛을 가끔 그리워 했었지.
산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겨울 한철만 매운탕을 끓인다는 말에 더욱 그 맛이 좋다 했었어.
올겨울 유난히 추운 겨울이 계속되고 엄동설한이 이제는 조금씩 부담스러워지는 나이에
ITX가 개통되고 지난 청춘을 회상할 수 있는 열차 여행을 핑계삼아 소양호 어부의 집
매운탕이 그리운 겨울철 춘천 여행을 계획했어.
설래는 맘으로 용산역에 도착하여 청춘열차 티켓을 끊으려고 발매기를 작동하니 우리가
타려는 시간의 티켓이 다 매진되었다는거야.
할 수없이 일반 전철을 타고 갔지.춘천역에 내려 버스를 갈아타고 점심시간이 조금 비낀
시간에 어부의 집은 아직도 손님들로 왁자지껄 한데 아주머니 혼자서 손님을 상대하는라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투박한 말씨는 더욱 거칠고 서비스는 실종되었네.
산골에서 직접 만들었다던 슴슴하고 담백하던 밑반찬도 매운탕의 담백함도 떨어져서
아쉬움과 실망으로 나와 편의점에서 빵으로 입가심을 하고 소양댐에 올라 찝찝한 마음과
침침한 눈을 아름다운 소양호의 설경에 시원하게 씻어 냈지.
지난번 갔을 때만 해도 댐을 건널 수 없었는데 지난해 1월부터 라네.
댐을 건너 팔각정에 올라 전망을 구경할 수도 있고 생태마을로 들어갈 수도 있어서 댐을
건너 팔각정에 올라 소양호를 더 넓게 조망할 수 있었어.
ITX를 놓치고 전철을 기다리는 중.
어부의 집에 도착하여 이렇게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맛있는 매운탕을
먹을 생각에 입맛을 다시며 기다리고 있었지.
아주머니의 투박한 말씨와 실종된서비스는 맛있는 매운탕이면 별 상관이 없었을테지.
저 앞에 보이는 노란색 타워크레인은 새로운 수로를 건설하는 중이라고.
소양댐은 맨 밑의 물을 하나의 수로를 통해 물을 흘려 발전을 하였는데
호수의 바닥에 퇴적물들이 쌓여 호수 밑의 물이 탁해져서 발전하기에도
적합하지 않고 아래로 흘러보내져도 환경오염의 문제도 있어서 새로운
수로를 여러단계로 만들어 맑은 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수로를
건설 중이라고 한다.
그런줄도 모르고 우리는 이런곳에 무슨 건물을 더 지을까 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봤었지.
동절기엔 댐을 오후 네시까지만 둘러 볼 수 있어서 우리가 마지막으로 돌아
나오며 관리하시는 분과 함께 댐을 걸으며 댐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네.
궁금증 많은 남편덕분에 여수로에 대한 이야기와 새로운 수로의 건설에 대한 이야기랑~
댐을 건너 팔각정에 올라 기념사진으로 점을 찍고
돌아올 땐 ITX 청춘 열차를 탔지.
청춘 열차에 청춘보다는 늙고 바래진 청춘들이 더 많았어.
청춘을 회상하며 그윽한 향수에 젖는 상상을 했었더니 그 또한
여지없이 기대를 져버리고 굴속으로 굴속으로 달리는 열차는
캄캄한 어둠속을 달릴 뿐 아련한 옛추억은 눈을 감은 어둠속에서나
가능한 거였지. 낭만이 사라진 청춘열차.
바
래
지
는
청춘이여~!
아래 사진은 3년전 소양호에 갔을 때 사진이야.
우리들의 단벌 옷은 아직도 그대로인데 청춘은 더 바래졌겠지.
하긴 오래된 옷도 바래고 낡아지고 헤어져서 수선을 했다네.
내가 입은 저 상의 코트는 20년 쯤 되었을테니 많이 바래졌을거야.
오래 되었어도 그 연륜과 가치가 손실되지 않은 값진 골동품처럼
진중하고 값이 있는 값을 하는 세월의 흔적이 되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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