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멈추지 않는 시간은

두레미 2012. 12. 24. 16:31

시간은 멈추지 않는 굴레이면서 또한 멈춤이다?

일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고 기념하고 추억하고

굳이

흐르는 시간을 쪼개어 나누어 놓고 다시 되돌리기를 할까?

잠시 침묵한다고 일손을 놓는다고 시간이 멈추지 않는데 말이다. 

올해도 우리가 그어놓은 한해의 끝자락에 다다랐다.

올해의 오늘과 작년의 오늘 그리고 몇해 몇십년전의 오늘들을 돌아보면서

한해 한해 시간은 흘러 간다.

 

 

몇 십년전 제법 큰 도자기 회사에 몸 담고 있던 친구가 회사에서

생산되는 그럴싸한 작품 몇기와 반상기를 선물로 준것중에 한점이

아직도 책꽂이 위에서 먼지를 뒤집어 쓴채로 지난 시간의 이정표처럼

자리를 잡고 있다.

어쩌다 가끔 쳐다보게 되면 우리를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가게하는 훌륭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함박눈이 내리고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치장을 하고

그 모습에 신이난 사람들과 걱정이 태산인 사람들

몇날 며칠을 하얀 눈 세상에서 마음까지 하얗게 비워내기라도 하듯이

하얀 눈길을 걷고 또 걸었다.

 

 

 늦가을 어느 날인가 안양천 제방길을 걷다가 목이 말라 끝물에 세어버린

목화다래를 따서 까먹다 너무 세어버려 질긴 다래를 하나 호주머니에

넣어 와 작은 화병의 입에 살짝이 올려 놓고 잊어버리고 있었다.

어느 날인가 살포시 벌어진 다래가 뽀얀 볼을 수줍게 보이며 웃는듯 하다.

 

 짖궂은 꼬마돼지 4형제와 수줍은 목화다래 아가씨~ㅎ

 

 

 동짓날 절기상으로는 한해를 마무리하는 명절과도 같다는데

팥죽을 쑤어 기념하지 않을 수없다.

식구들 좋아하지 않음에도 또 나는 명령대로 움직이는 로봇처럼

팥을 삶고 찹쌀 가루를 익반죽해 새알심을 만들고 어느새 팥죽을 쑤고 있다.

 

 

 

 

 

 

 

 

 

 

레미야 호박 긁어봤니?

 

아니요. 아직 안긁었어요.

찬 바람에 단맛 더들라고 아직 베란다에 두고 있는데

겨울되면 긁어 먹어야지요.

 

얼룩무늬가 있는 못생긴 호박 한 덩이를 얼까봐 안으로 들여놓는다.

아침저녁으로 드나들면서 남편이 한마디 한다.

 

저 호박은 언제 먹을거야?

글쎄~

 

한쪽 귀퉁이가 썩어들어가야 먹는다고 하겠구먼.

 

멈추지 않는 시간은 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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