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타기

자전거 여행 3번째 (충주 탄금대~점촌(문경)~안동댐)

두레미 2012. 6. 4. 08:06

 

남한강을 달려서 충주댐을 다녀온 뒤로 자전거 종주길에 대한 호기심은

이화령을 넘는 소백산맥의 분수령을 자전거로 경험해 보고 싶은 열망이

우리를 무모한? 도전에 나서게 했다.

지도를 펴놓고 시간과 거리를 계산하고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준비

를 해서 탄금대를 시작으로 이화령을 넘어보기로 했다.

평소처럼 아침 5시에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전철로 강변역까지

강변역에서 내려 동서울 터미널에서 충주행 버스를 탔다.

 

충주 버스 터미널에서 탄금대는 1.5킬로 남짓 바로 탄금대공원에 도착했다.

탄금대공원을 돌아나와 본격적으로 새재 자전거길로 접어들면 충주의 달천

을 거스르는데 새재길로 접어들면서 복숭아밭보다는 사과밭이 많아진다.

강의 상류로 갈 수록 농사의 경작물들도 달라지고 풍경이 달라진다.

복숭아 밭에서 사과 밭으로 풍경이 변하고 담배잎이 무성한 밭들과 감자 밭.

소 조령과 이화령을 넘으면 농작물들도 바뀌어 사과와 감나무가 주를 이루고

안동이 가까워지면서 영강변엔 마를 심은 밭들이 넓게 펼쳐진다.

 

큰 도시를 끼고 흐르는 강변엔 비닐 하우스를 이용한 시설 재배가 많아 들녘의

풍경이 삭막한지만 강을 거를러 올라 가면 시설하우스는 찾어보기 어렵고

과수원과 전형적인 농촌의 전원풍경이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자연의 순리대로 게절에 맞는 농작물들이 자라는 산촌의 풍경에 빠진다.

그 아름다운 풍경이 그리워 그동안 마음속에 가슴앓이처럼 꿈꿔왔던 소망이

벅차게 이루어지는 아름다운 여행이었다.

 

문명의 발달로 이제는 버려지고 잊혀져가는 것들을 샅샅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자전거여행의 매력에 우리는 감탄사를 멈출 수 없었다.

힘들고 피곤한 몸의 피로도 아랑곳 하지 않게 해주는 유월의 푸르른 산천과

전원 풍경은 우리를 어린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타임머신같았다.

끝없을것 같이 이어지는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에서 웃음과 감탄사를 그칠 수

없게 해주는 사람과 문명에서 소외되어진 자연은 우리들을 옛시절로 돌아가게

하기에 충분하였다.

아~ 사과가 익고 감이 익어가는계절에 단풍으로 옷을 갈아입은 이화령을 꼭

다시 넘어보고 싶다.

새재 자전거길은 언제고 다시 가고싶은 길로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잡았다.

 

이화령을 넘기전 홀탱님은 은근히 안동댐을 내친김에 가보자고 지나가듯이 간간히

내비치는데 나는 이화령이나 제대로 넘고서 얘기허세요?

콧등으로 받아넘기며 주변 경치에 빠져들었었다.

그런데 잔뜩 겁을 먹었던 이화령을 생각보다 수월하게 넘고나니  예상에 없던 1박이

은근 슬쩍 마음에 물안개처럼 퍼지더니 점촌에서 1박을 하고 내친김에 안동댐까지 들어가봐?

얼씨구나~~~~~

 

 

 

 

 

이 외딴 골짜기에 달랑 집 한채가 그림처럼 들어앉아 있다.

보기에는 그림같은데 주변을 둘러보니 적막하겠다.

 

 

소 조령을 오르다가 터널이 보이니 령이 멀지 않을거라며 반색을 하고~

 

 

소 조령을 어떻게 넘는 줄도 모르고 넘었더니 이화령이 기다리고 있고

올라도 올라도 끝이 안보이는데 간간히 지나가는 드리이브 차량들과

령을 넘어오는 자전거 굴리는 사람들도 열 손가락 안으로 아주 간간히

이화령 시작점에서 만난 아저씨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오르다가

만난 뽕나무는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며칠 굶은 사람처럼 허겁지겁 익은 오디를 따서 입에 넣는건지 빨려들어

가는건지 그 모습으로도 설명이 필요없네.ㅎㅎ

정신없이 오디를 따먹고는 다시 패달을 밟아보지만 몇미터를 못가고 하차

다시 끌고 밀고 하면서 쉼터가 나오면 물 한모금으로 갈증을 풀고~

 

 

 

 

드디어 이화령 정상마루턱이 보인다~

 

이화령을 오르다가 멋지다며 찍은 바위.

가며가며 이보다 더 멋진 바위들과 아름다운 소나무 밭들이

얼마나 많고 많은지 이때는 몰랐었다.

 

충청북도 괴산군의 끝 이화령

 

 

 

예전의 영화는 사라지고 지금은 간간히 옛 시절의 추억을 더듬는 사람들의

발길만이 이어지는 조용하고 소박한 쉼터가 되어버린 이화령 휴계소.

휴계소에서 우동으로 점심을 대신하기로하고 시원한 맥주와 두유,

이런 한적한 휴게소나 시골 수퍼에는 우유가 없다는사실이다.

오래 두어도 변하지 않는 유통기한이 긴 음료와 식품들만을 취급한다는 것이다.

이화령을 오르느라 심해진 갈증을 시원한 맥주로 한번에 날릴 기세로 들이켜다가

켁켁 한모금에 위가 쇼크를 일으킨다.

송곳으로 찌르는듯한 통증때문에 진땀으로 옷을 흠뻑적시고 나서야 간신히 우동을

먹을 수 있었다.

통증으로 괴로워 하는 두레미때문에 걱정스러운 남편은 안절부절 못하고 이화령에서

마누라 잃어버리는 줄 알았다고~ㅎㅎ

문경 숙소에 들기전 약국에서 약을 사먹고 그때까지 간간히 느껴지던 통증으로부터

해방되었다.

 

 

령을 기점으로 영남쪽으로 넘어가면 경상북도 문경이 시작되고

끝없이 이어지던 오르막의 보상으로 내리막이 이어진다.

6킬로정도의 오르막에서 7킬로 정도의 가파른 내리막은 상쾌 통쾌가

갈 수록 간담이 서늘하리 만치 아슬아슬한 스릴이 징글징글하다.

도대체 이 내리막은 언제 끝나는겨~~~~~~~~~~~~~~~~~~

 

그렇게 내리막이 끝나면 영남 대로의 시작을 상징하는 큰 문이 세워져 있다.

 

석탄 박물관과 도자기 전시관같은 지역 문화관들이 많은 문경

 

 

이화령은 도를 가르는 경계이기도 하지만 물길을 가르는 분수령이기도 하다.

령을 기점으로 물은 영서와 영남으로 갈리어 흐르고  남한강과 낙동강으로

합류를 하여  결국은 서해와 남해로 흘러든다.

충주에서 물길을 거슬러 올라와서 이화령을 넘으면서 물길을 따라 내려간다.

영강 상류의 모습으로 자연 그대로 우거진 습지 식물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강의 하류로 내려갈 수록 그 폭과 무성함은 열대의 맹그로브를 연상케하고 실제로

습지에서 자라는 버드나무는 맹그로브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영강 상류를 건너는 다리밑에는 물반 고기 반이다.

 

 

 

영강의 제방을 따라 내려가면서 호두나무가 무성하게 양옆으로 심어져 있는데

주렁주렁 열린 호두가 탐스러워 기어이 멈추어서 사진을 찍었다.

넓디 넓게 분포한 감자밭 사과밭 감나무 밭들은 흔하다는 생각이었을지 사진이

한장도 없다.

 

 

영강을 따라 내려오면서 이렇게 아름다운 솔밭들이 군데 군데 자리하고 있어서

솔밭 구경 또한 실컷 감상하였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아름다운 경관의 강가엔 영락없이 자리를 하고 있어서 더욱 운치를 더해 주었다.

 

물이 흐르는 계곡이나 걍변엔 산골에선 예전같으면 황금광산같았을 모내기를 끝낸

논들엔 뿌리를 내려 제법 자리를 잡아가는 벼가 운치를 더한다.

과수나 감자 옥수수등이 주작물인 산골 마을에 물을 가두어 귀한 쌀을 생산 할

있는 논은 일급 농지 였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곡식이 자라는 농촌의 풍경을 보면 마음이 편안하고 아늑해진다.

 

 

 

점촌(문경)은 예전에 석탄이 많이 나는 탄광촌이었다.

탄을 실어나르기 위해 놓여진 철로가 이제는 더이상 탄을 실어나르지

않게 되자 쓸모 없어지게 되고 폐철로가 되었는데 지금은 폐철로를 이용해

지역 관광사업으로 재활용하고 있으니 레일바이크는 여기저기 광물을 실어

나르던 옛 철로를 이용한 관광산업의 주역이되고 있다.

 

 

이화령을 넘어 점촌까지 내려오니 여섯시가 조금 안되었다.

시간이 애매하여 상주까지 가기도 영강이 낙동강을 만나는 상주 상풍교에서 숙박을 할 수도

없는터라 조금 이른시간에 저녁을 먹기도 그렇고 우리는 남는 시간을 영강을 따라

상풍교 방향으로 구경삼아 내려가보기로 했다.

한낮의 햇살에 데워진 오후의 강변은 후끈한 열기로 강가에 자리한 문경하수처리장을

지날때 나는 냄새는 가히 코를 마비시킬만큼 지독했다.

그 냄새에 질려 되돌아 점촌으로 가는중 민물고기 매운탕을 파는 식당들이 영강 유원지에

몇곳이 있다.

그중 한곳에 들러 잡고기 매운탕으로 하루종일 김밥과 음료로 허기진 배를 든든히 채우는

맛있는 식사를 하고 점촌에서 일박을 했다.

일박을 예상하지 않고 출발하였던 관계로 약국에 들러 위장약과 바르는 크림연고를 사고

골목 수퍼에서 이튿날 아침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과 음료를 사고 숙소에 들었다.

숙소에서는 여벌옷을 가져가지 않은 관계로 입었던 옷을 다 빨아 밤새 말려 입는 해프닝으로

우리는 밤새 원시인이 되어보는 체험을 하였다.

 

 

 

 

영강이 낙동강 본류와 합수되는 지점에 표지석이 세워지고 공원을 조성해 놓았다.

그 지점에서 아래로 몇킬로 더 내려와 상주 상풍교를 건너 낙동강을 거스르는 안동댐 자전거길이 이어진다.

상풍교지점에 자전거길 인증센타가 세워져있고 자전거길 지도가 안내판에 걸려있다.

 

 

 

강변길을 달리다가 도저히 길을 낼 수 없는곳엔 우회도로가 있는데

한적한 마을을 통과하기도 하고 농로를 달리기도 한다.

한 작은 마을을 지나다가 집 뒤꼍에 엮어매달은 쪽파 씨앗을 보니 옛 생각이 나서 멈추어

사진한장 찍었더니 홀탱님 앞서가가다 꼬리 자른 마눌이 안보이니 놀래서 황급히 되돌아오고

아직도 미진한 도로에서는 표식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거나 농로에는 흐미해진 표시때문에

잘못 지나쳐서 되돌아나오기를 몇번 반복하면서 이화령을 넘을 때보다 더 지치고 힘이들었다.

동네 어귀에서 보이는 작은 가게마다 빵과 음료를 먹고 또 먹고 길가의 멍석딸기며 뽕나무 오디가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또 따 먹으니 오디 따먹다가 안동댐에 못가겠다고~

안동댐 못가면 말어~  지금 안동댐이 문제가 아니랑께요~  갈증과 허기가 문제라니께.

사막 마라톤 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사막을 달릴까?

이 목마름을 어떻게 참고 달릴 수 있을까?ㅎㅎ

 

 

 

안동의 문화유적체험의 거리라던가 강변에 조성된 공원에 멋진 산세와 소나무공원엔

텐트를 쳐놓고 휴일을 즐기는 가족들이 가득하다.

 

안동보를 떨어져내리는 물이 하얗게 포말을 일으키며 쏟아져 내린다.

조성된지 얼마 안되는 안동시 낙동강변의 삭막함과 한낮의 무더위를 조금은 잊게 해 준다.

 

드디어 징글징글하게 바퀴를 굴려서 도착한 안동댐.

본댐의 아래에 있는 소수력 발전소의모습이다.

 

 

 

 

 

안동댐 기점의 표지석과 월영교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1박2일의 마침표를 찍었다. 

댐을 기념하는 공원이 조성되어있어서 한바퀴

건성으로 돌아보고 이제는 갈길이 급하다.

안동 시외버스 터미널을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합니까?

물어보면 사람들마다 제각각 다르게 가르쳐준다.

시외버스터미널가려면 되게 멀은데~  데게 멀어요~

자전거로 가도 25분정도~ 오르막을 올라서

우회전 신호등에서 또 좌회전.

아니요 그렇게 가면 더 멀어요. 이렇게 가세요.

아니라니까요. 굴다리 지나 우회전해서 시청쪽으로

직진해서 곧장가면나온다는 사람 묻고 물어서

오르막과 내리막 차도를 아슬아슬하게 안동

시내외곽을 돌고돌아서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하여

분식집에서 겨우 잔치국수롸 쫄면으로 하루종일의

허기를 겨우 달래고 오후 4시 동서울행 버스에 자전거부터

싣고 사람은 나중에~

오후 7시15분쯤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하여 전철을 타고

 집에 도착하니 저녁8시15분쯤으로 1박2일간의

자전거여행의 마침표를 찍었다.

 

 

둘째날 안동시에 조성된 낙동강변의 자전거길은

조성된지 얼마 안되어 삭막하였고 무엇보다 터미널로의 

접근성이 좋지않아서 안동은 자전거로 다시

오기는 어려운 곳으로 우리들의 계획에서 제외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