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가을에 다녀온 계족산을 봄이되면 한번 다녀오자고 했었는데요
푸르름이 제일 예쁜 오월에 가자고 마음 먹었었지요.
그런데 계족산 봄 마라톤대회가 있다고 날짜를 잡아놓았다네요.
항상 바쁘게 살면서도 가족을 챙기는 이쁜 제부가 음식점 예약까지 해놓았으니
우리 가족은 또 한번 아름운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기차표를 미리 예매 해 놓고 날짜를 기다려 영등포역으로 가는길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오늘 이순간 아름다운 만남을 위하여!
일생에 단 한번뿐인 오늘의 행복을 위하여!
되돌릴 수 없는 이 순간을 위하여 건배~!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길에 이 집안 각성받이 남정님네들
무슨 할애기들이 많은지 도로변 화단에 앉아 또 입가심주를 합니다.
이튿날 계족산에서 마라톤과 황토길 걷기대회가 열리고
우리는 역시 등산로를 따라 숲속으로 들어갔지요.
흐린다는 예보와는 달리 햇빛 따가운 오월이었는데요
그 덕분에 숲속 향기는 더 농축되어진 느끼이었지만
싱그러운 맛은 조금 떨어졌지요.
계족산성에 오르니 햇빛이 쨍쨍
산 아래 멀리 보이는 대청호와 산골짜기마다 자리잡은 마을의 정경이
보기에 참으로 푸근합니다만 실제로 사는 사람들도 그러할지 상수 보호구역으로
제한이 많아 불편함이 많지는 않은지 편안하게 혜택만 받는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각도 느리고 행동도 느린 늘보 마눌과는 달리 빠릿한 탱감은
언제나 뒤쳐지는 마눌을 재촉합니다.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떡갈나무 잎사귀가 어릴적 어련한 추억을 불러옵니다.
어릴적 동네 우물가엔 콩나물 시루가 몇덩이씩 있었지요.
이맘때쯤이면 산비알에서 꺾어온 잎넓은 떡갈나무 잎을 위에 덮고 검은 천을
덮어 콩나물을 기르던 우물가 풍경이 선하게 떠오릅니다.
누구든 우물가에 오면 다담부리(잔뿌리) 나지않게 물 한두레박을 콩나물 시루에 부어주었지요.
능선을 따라 봉황정을 찍고 돌아 내려오는길은 키작은 나무들로
따가운 햇빛을 가릴 그늘이 없어 직사광선의 화살같은 햇살을 온몸에 그대로 받았네요.
은쑥이라던가 습기적은 밭두렁이나 산비알에 흔히 자라는 풀인데
어느 꽃카페에 보니 화초처럼 키우시는 분이 계시더라구요.
산 보리수 꽃이지요?
은대난초 작지만 눈에 확띄일만큼 예뻤어요.
은초롱꽃은 아직 봉오리로 초롱초롱햇구요.
이꽃은 탱감의 재촉으로 접사를 실패했어요.
무슨꽃인지 모르겠습니다.
아시는분 가르쳐주세요.
요 이쁜이들과 눈맞추느라 탱감 지청구를 실컷 먹었네요.
오월은 푸르구~나
가족과 함께한 숲속 봄나들이가 싱그럽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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