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물여
여름내 참 이쁘게 피고 졌는디
그려도 아직은 볼만허지
아침 저녘으로 반갑게 인사허고
얘기 나누는 친구여, 꽃 친구
칠남매 뒤어놀땐 마당가시 풀 자랄 새
없었는디 이저는 파랗게 이끼펴야
여기 저기 씨 떨어져서 나믄 그게 지 자리여
여기도 채송화 저기도 채송화
여기는 상추 풀밭이거나 꽃밭이거나
그냥 어우러졌어
'아줌니네 마당은 온통 꽃 밭이네'혀
저 꽃들 지금은 폼새 없어봬도 한창 필땐
아침에 일어나면 마당이 훤했어
이제는 나도 끝물 저꽃도 끝물이네
팔월이 옥수수 익걸랑 또 와라
'물처럼 바람처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엄마는 아직 때가 아녀요. (0) | 2008.09.02 |
---|---|
가을이 오려나 봅니다. (0) | 2008.08.29 |
햇볕을 피해 잠깐 그늘에서 쉬는 농부처럼 (0) | 2008.08.18 |
아들의 빈 자리 (0) | 2008.07.30 |
우리 보물들 (0) | 2008.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