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끝물여

두레미 2008. 8. 23. 13:50

 

  

 

 끝물여

여름내 참 이쁘게 피고 졌는디

그려도 아직은 볼만허지

아침 저녘으로 반갑게 인사허고

얘기 나누는 친구여, 꽃 친구

칠남매 뒤어놀땐 마당가시 풀 자랄 새

없었는디 이저는 파랗게 이끼펴야

여기 저기 씨 떨어져서 나믄 그게 지 자리여

여기도 채송화 저기도 채송화

여기는 상추 풀밭이거나 꽃밭이거나

그냥 어우러졌어

'아줌니네 마당은 온통 꽃 밭이네'혀

저 꽃들 지금은 폼새 없어봬도 한창 필땐

아침에 일어나면 마당이 훤했어

이제는 나도 끝물 저꽃도 끝물이네

팔월이 옥수수 익걸랑 또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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