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햇볕을 피해 잠깐 그늘에서 쉬는 농부처럼

두레미 2008. 8. 18. 13:25

넓고 평탄하게 흐르던 물길이 좁고 경사가 급해지면 빠르고 거세지듯

우리네 일상도 마음이 조급해지거나 긴장하고 걱정이있으면 마음이 급하고

행동과 말투가 거칠어진다.

그럴땐 잠시 숨을 고르듯이 자신을 돌아볼 수있는 시간을 갖어보는것으로

몸과마음의 여유와 안정을 찾을 수 있고 객관적으로 나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낮과 밤의 주기로 매일이 똑같은 것 같은 일상도 조금만 벗어나서 바라보면

하늘의 구름이 바람결에 변하는 것보다 더빠르게 변하는것을 일상속에서는

알아채지 못한다.

가끔씩 너무나 빠르게 지나온 시간을 실감하지만 이내 일상으로 돌아오면

까마득히 잊어버린다.

아들을 군에 보내고 애틋하고 안쓰러운 마음으로 지난 시간을 끌어오려보니

너무나 긴 시간이 서리서리 고스란히 올라온다.

땡볕에 엎드려 김을 매는 농부가 한낮의 햇볕에 눈이 부셔 사방을 볼 수 없었던

것 처럼 오로지 눈꺼풀 아래 보이는 풀 밭을 매는 농부와 다름 없었다.

너무나 밝게 쏟아지는 햇빛으로 좁아진 동공처럼 사정없이 밀려드는 일상은

햇살보다도 더 투명하고 눈이 부셔 감히 눈을 들어 다른 곳을 쳐다볼 수 조차 없었다.

그런 일상에서 잠시 벗어난 것 같은 요즘 농부가 잠시 햇볕을 벗어나 그늘에서 휴식을

하고있는 느낌이다.

눈부신 햇빛을 줄이려고 잔뜩 힘을 주어 오므린 동공의 힘을 빼고 편안하고 부드러운 

시선으로 쏟아지는 햇볕을 바라보는 농부처럼  요즘의 내 일상이 그렇다.

아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누그러들고 좁은 물길 같던 마음도 서서히 넓고 평온해

지는것같다.

햇볕을 피해 잠시 그늘에서 휴식하는 농부와같이 내 일상을 잠시 벗어나서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을까.

아들역시 군에가 훈련을 받고 또다른 일상을 접하며 그동안의  자신을 돌아볼 수있는

좋은 계기가 되지않을까 그 시간이 결코 헛되지 않기를 바란다.

우리가 휴식하는 시간에도 멈추지 않는다 일상의 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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