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詩) 모음 방

소금밭

두레미 2007. 10. 26. 08:20

 

삶의 바닥은 늘 염전이다.

발자국마다 고이는 시간의 간수

얼금뱅이 곰보 왕소금

헉헉 나는 목마른 낙타같이 숨이 차

사막의 모래등 같은 혹 떼어 버리고 싶지만

쌍봉같이 짊어지고 가야 할 내 생애의 소금가마니

달마의 눈꺼풀같이 휙 떼어 던져 버리지 못한다.

끝끝내 던져 버리지 못한다. 그래서

저 소금 장수의 짚신같이 늘 간수가 흐르는

내 삶의 바닥은 늘 염전이다.

 

오오 저 마흔 몇 해

잘 저린 자반 고등어 한 마리. 

 

                                                                    성 선 경

 

'몽유도원' 아니고서야 짐 없는 사람 있으려고요. 낙타는

혹을 불평하지만 혹이 없으면 사막을 건너지 못하고,

수사슴은 거대한 뿔이 거추장스럽지만 뿔 없으면

장가도 못가지요. 꿀물 같은 삶이 어디 있을까요.

꿀벌이 모으는 꿀도 실은 땀이란 걸 아시잖아요.

바닥마다 밟히는 얼금뱅이 왕소금이  쓰라려도

삶이 상하지 않는 건 그때문이지요.소금없이 누가

살 수 있나요.저마다 짐이 날개지요.곳곳에 소금

내로군요.여기도 저기도 자반고등어 안녕하십니까?

                                 해설시인 반칠환

                

'시 (詩) 모음 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모란이 피기 까지는  (0) 2008.05.13
내 마음을 아실 이  (0) 2008.04.17
고추잠자리  (0) 2007.09.05
민지의 꽃 (정희성)  (0) 2007.05.04
[스크랩] 대책없는 봄날  (0) 2006.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