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텃밭 한켠 모시를 심었습니다.
사람키보다 훨씬 키큰 모시를 베어 껍질을 까고
여린순은 잘라 모싯잎 떡을 했지요.
깐 껍질은 겉 껍질을 잘 까서 물에 헹구고
껍질깐 모시는 맑은 했볕에 잘 말려야
빛갈고운 모시가 나옵니다.
곰팡이 슬지 않게 보관하면서
껍질깐 모시를 한묶음씩
부드럽게 불려 모시 쪼개기를 합니다.
얼마나 가늘고 곱게 쪼개나
솜씨가 나오지요.
곱게 쪼갠 모시는 모시 끝을 무딘 끌로
가늘고 부드럽게 훑어줍니다.
그리고 모시 삼기가 시작 되지요.
모시 쩐지(걸개)에 모시를 걸고 한올 한올
무릎에 대고 비벼 모시를 삼습니다.
삼아 이은 모시는 바구니에 서리어
담습니다.
잘 서려 담은 모시 바구니를 보신적 있나요?
헝클어지지 않게 잘 서려 담은 모시 바구니의
정갈한 아름다움을 아십니까?
그 이후로도 씨줄과 날줄로 나누어 모시를 날고
꾸리를 감아 모시 꾸리를 만들고 베틀에 앉혀
베를 짜기까지의 과정은 정말로 힘들고
정성이 들어가는 예술(?)적 과정이 필요합니다.
잠자리 날개같은 모시 옷감이 나오기까지
정성과 혼이 필요한 작업이지요.
저는 특히 모시바구니를 생각하면
우리네 마음 가짐이 떠오른 답니다.
이빨로 부드럽게 자근대서
침을 발라 서로 이어 무릎에 비벼
매듭없이 이어 서리서리 담아내는
모시 바구니의 정갈함을 닮고 싶은 마음입니다.
지나친 욕심 허황된 욕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도 모시를 삼는 마음으로
모처럼 마음을 삼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