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거제 동백꽃 여행

두레미 2017. 3. 3. 23:34

 

 

 

 

 

남편 개학하기전 남쪽으로 동백꽃 보러 갑시다.

해서

아직 못 가본 거제의 지심도 동백을 보러 갔다.

2월 27일 월요일 오전 7시 20분 남부터미널을 출발하는

우등고속버스를 타고 거제의 고현 터미널에 11시 40분 도착.

새벽부터 콧속이 화끈화끈 곳뿔 들더니 목까지 따끔따끔

열이 눈으로 뻣치기 시작하는데 가야 할지 말아야 할지 잠시

망설이다가 에라 모르겠다 나선길 터미널 약국에서 임시방편으로

약을 사서 챙겨 넣고 소문으로 듣던 바람의 언덕을 가보자며

시내버스에 올랐다.

바람의 언덕을 가려면 홍포가는 버스를 타고 저구에서 학동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된다니 홍포가는 버스를 타고 두리번 두리번

여기가 섬인지 육지인지 넓은 들판을 가로지르다가 구불구불

해안길과 마을길을 달리는 버스안에서 목을 길게 빼고 주변 경치

즐기기 바빴다.  그렇게 가다가 바람의 언덕보단 홍포 앞바다가

멋지다는데 저구에서 내리지 말고 홍포까지 가 볼까?ㅋㅋ

그래서 또 바람의 언덕은 바람에 날려 버리고 저구 삼거리를 지나

홍포종점까지 갔다.  한적한 바닷가 외진 마을은 한적하다 못해

적막하기까지 한데 홍포 마을의 앞바다엔 대병대도 소병대도 가왕도

멀리는 매물도 소매물도를 비롯해 오밀조밀 섬들을 품고 있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아름답다.   홍포 종점에서 전망대 까지 600여미터

망산과 해안절경을 감상하며 걷는것도 좋다.

버스 종점에서 버스를 기다리다 물 한병을 사려고 들어간 점방엔

중늙은 남자가 퀘퀘하고 어둑한 점방에서 하릴없이 손님을 기다린다.

점방 선반은 채워진 칸보다 비워진 칸이 더 많아서 어둑한 점방이 더 어둑하다.

그가 키우는 강아지들도 사람이 그리웠던지 낯모르는 우리를 졸졸 따라다니더라.

학동가는 버스가 들어와 버스를 타고 왔던길을 되돌아 명사해변을 지나 저구 삼거리에서

우회하여 학동가는 길에 바람의 언덕을 경유하여 차창너머로 바람의 언덕위에 풍차를

곁눈질로 쳐다보고 학동에 내려 장승포 가는 버스를 갈아탔다.

장승포 가는 길엔 학동 검은 몽돌 해변과 구조라 해변을 거쳐 가는데

35~6년전 구조라 해변의 추억이 스멀거렸지만 눈을 질끈 감고 장승포까지 직행했다.

장승포에 도착하여 해변길을 한바퀴 돌며 저녁먹을 식당과 숙소를 물색하고

해물탕으로 저녁을 먹고 숙소에 들었다.

 

 

홍포마을의 버스종점

마을 뒷쪽으로 망산과 너른 바다를 앞마당처럼 펼져 안은 홍포 마을의 전망이 수려하다.

 

 

 

 

 

 

 

 

홍포 전망데 가는 길 중간에 이렇게 샛길이 나있어 궁금증에

올랐더니 와~ 전망이 끝내 주네.ㅎㅎ

 

 

 

 

 

 

홍포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홍포 앞 바다풍경

 

 

 

 

 

 

 

 

 

 

 

연세 지긋하신 할머니 두분 모시고 소풍나온 중년의 부부가

기념사진을 찍어드린다니 안찍겠다고 빼시면서도 사진을 찍으려면

입술에 루즈를 발라야 된다고 그냥 찍어도 된다고 옥신각신 하신다.ㅎㅎ

막상 사진을 찍으니 소녀들처럼 환하게 웃으시며 좋아하신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것 만으로도 참 즐거웠지만 난 또 카메라를 열었다.

 

 

 

 

 

 

 

 

오전에 맑던 하늘에 먹구름이 오락가락하며 빗방울도 간간이 후두둑 떨어지는데

아쉬운 마음에 보상이라도 하는듯 홍포 앞바다에 구름사이로 빛 내림을 연출하며

신비함을 선물 해 준다.

 

 

 

학동의 검은 몽돌해변

 

 

 

 

 

 

 

 

지금까지 여행다니며 먹었던 해물탕 중에 가장 푸짐하고 맛있게 먹었던 해물탕.

중년의 부부가 운영하는 크지 않은 가게가 깔끔하고 정갈했다.

식당 골목을 두어바퀴 돌며 깔끔하게 관리하는 수조와 단촐한 차림표에서 짐작이 갔다.

 

 

 

오래전 지심도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볼 때만 해도 자연 그대로여서

꼭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은 너무나 많이 변하였다는 소문에 망설여 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기억속의 지심도가 얼마나 변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볼 때 마음 心자를 닮았다하여 只心島라고

장승포 해안 경비대 앞에서 출항하는 배는 지심도만 왕복을 한다.

15분여 걸려 도착한 지심도엔 12가구 20여명이 대부분 민박을 운영하며 살고 있다.

관광객이 많아지다보니 안전 시설들과 편의 시설들이 설치되고 길도 넓어지고

주민들이 살고 있는 주변들로는 대부분 포장이 되어서 원시적이거나

자연적인 맛이 많이 사라졌지만 조릿대와 대죽 후박나무

아름드리 곰솔이 어우러진 원시림 숲길과 바닥에 어린 동백 묘목을

거느린 동백 숲길 해안 절벽의 풍경들이

볼만하여 조용조용 천천히 한바퀴 돌아보기엔 좋았다.

작은 섬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려 오고 있으니 ~ㅠㅠ

이렇게 아담하고 아름다운 섬에도 일제 강점기 때 만들어진 포진지와

탄약고 활주로 군인들의 급식 창고 같은 전쟁의 잔해 물들이 아직도

남아 있어 탄약고를 개조하여 지심도의 역사와 문화를 안내하고 있었다.

 

 

 

 

포구의 아침풍경

 

 

 

지심도 서쪽 끝자락 마끝 해안절벽

 

 

 

 

아슬아슬한 해안 절벽에서 낚시 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다.

 

 

지심도 동백은 키가 커서 꽃을 가까이 보기 어려웠고 3월이 절정이라는데 한창을 지난것 같아 보였다.

대신에 매화가 만개해서 환하게 길을 밝히고 있었다.

 

 

 

 

 

 

포진지 가는 길에 조릿대가 무성하다.

 

 

포진지와 탄약고.

아래 탄약고는 개조하여 지심도 역사와 문화의 전시실로 이용하고있었다.

 

 

 

 

 

 

 

동백숲에는 어린 동백이 파릇파릇 옹기종기 자라고 있다.

언젠가는 어린 동백이 이 숲의 의젓한 주인이 되겠지.

 

 

 

 

우람한 곰솔 옆에서 이쁜 짓 ㅎㅎ

 

 

 

 

 

 

 

 

 

 

해안절벽 전망대에서 바라보이는 멋진 해안 절벽.

 

 

 

 

지심도의 동쪽 끝 해안 절벽에서

 

 

 

어느 민박집 마당아래 절벽에서 자라는 나무에 커다란 무당벌레가 앉아있다.

 

 

 

 

지심도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리며

 

 

 

 

아침 8시 30분 첫 배를 타고 지심도에 들어와 한바퀴 산책을 마치고

10시 50분 배를 타고 장승포에 나와 조금은 이른 점심을 먹으려고

두리번 거리다가 만난 도다리 쑥국을 개시 했다는 식당의 현수막에

시선고정시키고 찾아들어갔다.

혼자 나와 식당을 지키고 있던 아담한 아저씨가 차려주시는 도다리 쑥국이

얼마나 담백하고 구수하던지 맛있다 맛있다를 반복하며 맛있게 먹었다.

부드럽고 담백한 도다리 생선살과 여린 쑥향과 고소하고 부드러운 들깨

된장 국물이 비린 맛 하나 없이 담백하고 시원해서 소문으로 듣던 도다리

쑥국맛을 거제의 장승포에서 확인하고 왔다.

지심도 동백 여행에서 원시의 숲에는 못미치지만 울창한 동백숲에 어우러진

아름드리 곰솔과 참식나무 후박나무 대나무와 조릿대 윤기 흐르는 싱싱한

초록의 상록수가 숲을 이루고 있는 지심도에서 마음의 휴를 얻고 왔다.

휴~~~~~~~~~~~~

 

 

 

서울로 돌아오는길 버스의 차창밖으로 해는

숨이 가쁘게 산마루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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