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흐르는 강물처럼(울진 백암온천~강구항)

두레미 2016. 1. 28. 12:42

 

새해 첫 자전거타기에 무리가 있었던지 안 아프던 왼쪽 무릎까지

아프면서 물리치료를 받으며 조심조심 진득함이 몸에 배일즘

강추위가 절정에 다다르니 홀탱님 주간 일기예보를 뒤적인다.

날 풀리면 온천이라도 한번 다녀오자고~

온천을 연계하여 바닷바람을 쏘이며 둘러볼만한 장소로 강구항을

염두에 두고 준비를 했다.

동서울터미널에서 11시 10분 버스로 5시간 5분경유

백암온천한화리조트 대중탕에서 온천욕을하고 이튿날 평해

나가는 버스를 타고 평해에서 시외버스로 강구항.

대게로 유명세를 하고 있는 강구항엔 온통 대게 조형물 전시장같다.

옛 강구교를 건너 강구항의 어시장을 구경하며 빨간등대를 돌아나와

해변을 따라 해변가 마을을 구경하며 걷다 쉬다 바닷가 산책로에 꾸며진

멋진 데크길 쉼터에 앉아 해바라기도 하고 수평선너머 바다 바라보며

멍때리다 벤치앞에 심어진 소나무가 시야를 가리는 쓸데없이 돈만 낭비한

조경이라며  트집잡기,  해변가 조그만 항구는 들판의 둠벙같다며 정겨워하고

바닷가 산비알에 겨우 집을 지어 마을을 이루고 손바닥만한 텃밭에 심어진

봄동배추며 상추 시금치같은 채소들 겨울에도 푸릇한 마늘밭과 시든

덩굴만 뒹구는 빈 고구마밭을 반가와하며 고구마밭 가에 늠름하게 자란

무화과 나무에 매달린 말라빠진 무화과를 발견하고 신기해 하는 우리.

금진2리 지나 금진1리 중간쯤에서 되돌아오며 영덕의 블루로드에 그려진

파란색 자전거길을 차지하고 있는 생선 건조대들에 시비를 걸다가 길도 없이

파란색 선만 그려진 이름만 자전거길에 시비를 걸다가~ㅎ

족히 서너시간은 걸었을까 다리도 아프지 발바닥도 아프고 발가락은 물집이

잡혔는지 발디딜때마다 느껴지는 통증에 걸음걸이가 자꾸만 틀어진다.

무릎아프다고 파스에 압박보호대를 착용하고 나선 1박2일 여행길에 씩씩하게

걷는 마눌을 뒤따라오며 홀탱님은 환자가 맞는지 헷갈린단다.ㅎㅎ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이쯤해서 점심을 먹자고 들어간 식당엔 일반식으로

곰치국을 한다는데 다른 식단은 점심으로 먹기엔 가격들이 만만찮아서 곰치국을

주문했더니 묵은지에 무우를 잔뜩깔고 멀건 묵은지국물에 곰치두어토막들어간

묵은지곰칫국은 천하에 맛없는 국이었다.  먹을만한 밑반찬도 없이 30,000원이나

받는 참말로 염치도 없는 사람들이라고 돌아오는 내내 맛없는 곰칫국 얘기를 해댔지.

버스터미널로 돌아오는길에 강구시장 구경을 하자고 들어갔더니 오일장에나

장이 서는 곳이라서 평일엔 한산했다.  썰렁한 장을 한바퀴 돌아나오다 빵 좋아하는

홀탱님 빵가게에 들어가서 팥이 잔뜩 들어간 빵과 도넛을 사고 시장 입구에서

과일을 파는 아주머니의 사과가 땟갈 좋다고 한상자 사서 거뜬히 들고 버스를 탔다.

세상에~  참말로 별중맞은 홀탱님과 두레미다.

 

 

 

백암온천 한화리조트 옆으로 시작되는 산책길엔 아름드리 전나무와 소나무들

줄지어심어진 편백나무길로 산책하기에 좋은 길로 꾸며놓았다.

해가 긴 여름철이면 산책로에서 백암산(1004m) 등산을 하고 온천욕을 즐길 수 있겠다.

 

 

 

 

 

 

 

 

 

 

 

 

 

 

 

 

영덕의 강구항으로 가기위해 빵과 우유로 간단히 아침을 먹고 숙소를 나섰더니

서쪽하늘엔 하얀 달이 새벽을 지키고 있다.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백암온천 정류장 근처를 둘러봤다.

 

 

 

 

 

평해가는 버스가 들어오는데 버스엔 빈자리 없이 만석이 되어 들어온다.

아니 이 아침에 웬 할머니들께서 버스를 타고 들어오시는 걸까?  의아해 하며

온천욕하러 오시는가보다 했더니 할머님들 한분도 안 내리신다.

버스에 타고 보니 울긋불긋 할머님들의 겨울 패션에 눈이 휘둥그래졌다.

할아버지 서너분에 할머니들로 자리를 다 채운 버스에서 대체 아침 일찍 무슨일이시랴~ㅎ

궁금증에 앞에 할머니께 여쭤봤다.  

"아침일찍 어디들 가세요?"

"오늘이 평해 장이라요."

"아하~ 그래서 장보러들 나가시는군요."

"여겐 시골이라서 하루에 버스가 몇번 없어요.

그래서 아침에 나가서 오전중에 장보고 들어와야 돼서 일찍 나갑니더.

장도 오전이 지나면 파장이 돼서 오전에 가야 장을 제대로 볼 수 있어요."

그러고보니 할머님들 손에 손에 시장가방과 작은 케리어를 들고 계시다.

명절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명절 장을 보러 가신단다.

우린 진 풍경에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웃으며 꼭 우리 고향 버스를 탄것 같았다.

너무나 정겨운 풍경을 사진으로 찍고 싶은데 대 놓고 사진을 찍으면 어르신들이

어떠실지 그렇다고 할머님들보다 더 촌스런 여편네가 사진을 찍어도 되겠냐고

묻기도 그렇고 잠깐 고민을 하다가 홀탱님을 팔며 기념사진 한장 찍겠다며

버스안의 할머님들을 배경으로 반쪽짜리사진을 찍었다

 

 

평해에서 강구가는 직행버스로 갈아타고 작년 눈에 익은 후포와 영해를거쳐 강구터미널에서 내려

강구교를 건너 강구항으로 들어갔다.

 

 

 

강구대교

 

 

번화한 대게로 아래로 계단을 내려가면 제비집처럼 지어진

작은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번화한 대게로를 걷다가 항구에서 홍게 경매하는 풍경도 구경하고

경매를 받아 손수레에 싣고 바로 소매를 하시는 아주머님들 할머님들

강구항의 활기찬 아침 풍경을 빠져나와 등대를 향해 방파제길을 걷는데

갈매기들이 무리지어 날아 올라 흩어졌다 모이기를 하는데 그중에 깃털

색이 다른 한마리의 갈매기가 대장인지 왕따인지 무리에 섞이지

않고 주변을 맴돌다 앉았는데 가까이 다가가도 태연하게 앉아있다.

 

 

 

 

 

 

 

빨간 등대길을 걸으며 별중맞은 우리 둘 뿐이라고 했더니 한무리의 중년 여인네들이

어린아이처럼  신나게 뜀박질을 하며 왁짜지껄 등대길에 들어선다.

벤치에 앉았다가 카메라를 건네며 인사를 나눴다.

창원에서 친구들과 자동차로 드라이브겸 나들이 나왔다는 아지매들의 수다가 조용하던

빨간등대 길에 찰랑 찰랑~

 

 

 

 

 

 

 

 

금전2리의 미니어쳐같은 아담한 항구가 정겨워서 한참을 맴돌았다.

마을의 작은 배가 드나들었을 항구에 말걸기~

 

 

 

 

영덕의 블루로드로 불리는 자전거길엔 생선을 건조하는 건조대들이 차지하고

어떤길엔 파란색 선만 그려져 있어 이름만 자전거길에 시비걸기~ㅎ

 

 

금진 2리의 아담한 마을 구경하기

 

 

 

아담한 마을이 지금은 대부분 민박집을 겸하고 있는 새로운 건축물들로

바뀌었지만 아직도 처마가 낮은 작은 집들이 정겹다.

 

 

 

 

바닷가의 길따라 건조되고있는 오징어와 청어과메기

길가엔 가판대를 세우고 마른 오징어와 과메기를 팔고 있었는데

예전의 바닷가였으면 청정지역이었겠지만 지금의 해변길은

자동차가 빈번한 길이어서 먹거리의 청결함을 생각하게 하였다.

 

 

 

시덥잖은 곰치국으로 점심을 부실하게 먹은 우리는 강구시장에서 간단히 요기를 할

요량으로 들어갔지만 오일장에나 장이 제대로 선다는 강구시장은 썰렁하였다.

 

강구시장의 생선가게앞에 건조되고 있는 민어

 

 

 

 

 

영덕에서 강남터미널가는 버스를 타고 구비구비 몇개의 재를 넘으며 차창밖으로 보이는

산골짜기 마을들과 임하댐 상류의 담수호를 내려다보며 안동 터미널로 들어가는길엔

전에 자전거를 타고 안동댐을 오르던 추억이 아련하였다.   흐르는 강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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