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앞마당의 느티나무 단풍색이 제 각각이어서 더 화려하다.
바람없는 날들이 미세먼지를 날려버리지 못해 도시의 하늘은 날마다
침침하고 탁한 물속같은데 그나마 고운 단풍이 있어 앞마당이 환하다.
초여름 보리가 익어갈 무렵 주문해서 먹던 바지락을 몇번의 통화끝에
8킬로 주문을 마치고 한숨 돌리고 앉았더니 친정어머니의 전화가 온다.
"이~ 나여! 올해는 가물어서 생강이고 토란이고 제대로 크덜 못혔어.
그려서 양도 많지 않지만 토란 위에 생강조금 얹었응게 두고 먹어라 이~"
"아이고 엄마! 힘들게 부치셨어요. 안그래도 한번 갈 건데....."
가물어서 씨알이 작다고 엄니의 잘못이라도 되는양 못내 아쉽다는 말씀만 하신다.
토란은 너무 큰것보다 조금 작아야 더 맛나게 먹을 수 있다고 안심 시켜드리며
엄니 덕분에 가만히 앉아서 잘 먹겠습니다. 고 전화를 끊었다.
몇년 전부터는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말씀을 하시지만 봄이 되면 두시럭두시럭
남새밭으로 자투리 산비알 밭으로 종종걸음하시며 소일삼아 각종 잡곡이며
양념거리 나무새 가꾸시는 친정엄니의 일상이 건강의 비결인것 같아서
막무가내 일손 놓으시라는 말씀도 조심스럽다.
덕분에 오늘 냉동고를 정리하고 바지락이며 생강에 표고버섯 넣을 자리 확보
하느라 바빴네. 바지락이 먼저 오고 이어서 토란상자가 올라오고........
두레미 일거리가 줄을 이은 날이다.
'일상의 흔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친정엄니 팔순 가족모임 (0) | 2015.12.22 |
---|---|
생일날에~ (0) | 2015.11.20 |
친구와 대추방울토마토 (0) | 2015.06.24 |
달 따러 가자(대전 모임) (0) | 2015.05.06 |
결혼 30주년 (0) | 2015.03.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