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의 자전거길은 넓고 쾌적한 환상의 길이다. 사람이 조금만 적다면 말이다.
하지만 늘어나는 라이딩족에 여기저기 생긴 대여점들이 있어 주말이나 공휴일엔 그야말로 혼잡한
자전거길이 되고 항상 조심하지 않으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 쾌적한 라이딩을 즐길 수 없다.
그래서 주말이면 한강을 벗어나 어딜 가볼까 궁리를 한다.
지난 주말에도 그간에 인터넷에서 눈여겨보았던 공릉천을 염두에 두었다가 어느님의 블에서
창릉천과 공릉천을 이어서 달린 기록을 보고 맘에 담아두었었다.
그러던 차에 홀탱님이 공릉천 이야기를 꺼내서 이참에 창릉천과 공릉천을 한번 이어달려볼까?
홀탱님은 처음엔 난색을 한다. 한창 개발공사중인 길을 찾기도 어렵고 길도 좋지 않은데다가
창릉천과 공릉천을 이어달리면 그 길이가 만만치 않은 거리가 될것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은근하게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두레미의 눈치를 살핀 홀탱님 창릉천과 공릉천 탐색에
들어가고 정보 수집에 빠졌다. 확인을 하고 또 하고 메모를 하고 지도를 출력하고 준비완료다.
토요일에 가면 더 좋았겠지만 토요일은 다른 일정이 있어 일요일 아침 일찍 6시 48분쯤 출발했다.
한강의 마지막 지천이 되는 공릉천을 향하여서~
도림천을 따라 안양천으로 들어가 한강쪽으로 내려가다가 양평교 밑에서 인공폭포로 올라서서
성선대교를 타고 넘으니 대교아래 수영장엔 물을 가득 받아놓고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있다.
성산대교를 내려와 한강 난지공원에 들어서니 이른 아침의 난지공원은 말끔하게 깎아놓은 잔디며
아직 푸르고 싱싱한 초록에 가물가물 아련하게 비치는 아침햇살에 눈을 비비는 말간 얼굴같이
조용하고 넓고 쾌적해서 강변의 풍경을 가르는 기분이 상쾌하기만 하다.
난지 공원과 고양생태공원길을 가르며 달려서 방화대교를 지나 창릉천에 들어섰다.
창릉천의 울창한 수변 식물들에 아침햇살이 가려져 아직 잠이 덜깬 골방같은 풍경이다.
그 길이 좋다며 홀탱님은 감탄사를 날리며 기념사진을 찍어달랜다.
달리다 말고 내려서 기념사진 찍고 창릉천을 거슬러 올라 자전거길의 마지막에서 천의 뚝방길로
올라서서 뚝방길을 달려야 한다.
뚝방길을 달려서 화도교지나 제2화전교를 건너 반대편 뚝방길에서 원흥택지개발지구를 지나
삼송택지개발지구에서 플랜테이션을끼고 돌아나와 공릉천으로 들어선다.
북한산성아래 사기막골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창릉천과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부곡리에서 발원하여
흐르는 공릉천으로 이어지는 택지개발지구까지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길이어서 조금은 어수선하긴
했지만 그리 복잡하진 않았다. 물어물어 찾아들어간 공릉천은 생각보다 좋았다.
고양플랜테이션을 지나면 멀리 필리핀군참전비가 건너편으로 보이고 뚝방엔 울창하게 메타세콰이어가
사열하듯 서있는 길을따라 가다가 다리를 건너 자전거전용길로 들었다.
자전거 전용길은 금촌으로 들어가는 교하교밑에서 끝이나서 다시 교하교를 건너 반대편 뚝방길로
달리는데 파주쪽의 길보다 오히려 산그늘이 있어 땡볕을 가려주고 그늘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더 운치있다.
천의 마지막 보를 앞에두고 우회길이 마을을 한바퀴돌아나와 보를 건너 반대편 뚝방을타고 내려왔다.
공릉천은 그렇게 많이 손을 타지도 않았고 복잡하지도 않고 농업용수의 확보로 채워진 물 때문에 천이
아닌 강처럼 수량이 풍부해 보기에 좋았으며 마지막 보를 지나서는 한강 하구의 물길을 보여주는 갯골과
무성한 갈대숲이 장관이었다. 공릉천을 따라 내려와 송촌교와 만나면 송촌교로 올라서 통일동산 하수
처리장을지나 오두산 전망대앞 식당거리에서 점심을 먹고 회차하여 평화누리길을 따라 행주대교를 건너고
너무나 익숙한 한강변의 자전거길을 따라 방화대교와 마곡철교, 가양대교를 지나 안양천에서 도림천까지
제2의 하트코스를 개발했다며 장거리 라이딩에 힘든줄도 모를고 희희락락하였다.
길을 익히느라 주변 돌아볼 겨를이 없었으니 다음에 가면 주변의 경치며 연계되어지는 지리적 환경도
살피며 즐기는 라이딩을 해야겠다.
웬걸 하루밤을 자고일어나니 허벅지가 장거리 라이딩의 흔적이라며 기분이 야릇할 만큼 뻑뻑하다.ㅎㅎ
창릉천 자전거길에서 아침이슬내린 억새숲이 멋지다며 홀탱님 기념사진을 찍는다.
삼송지구를 지나 공릉천으로 들어가기전 신원초등학교 옆에서 길을 묻다가 홀탱님은 황급히
초등학교 화장실로 뛰어가고 두레미 카메라를 꺼내 이정표를 찍으며 두리번~
고양플랜테이션을 지나 공릉천에 들어서서 건너편 필리핀 참전기념비는 멀리서 카메라로 땡겨만보고
징검다리를 건너지 않았다.
뚝방길을 달리다가 만난 다리를 건너 자전거전용도로를 달린다.
공릉천은 다른 천과는 다르게 천변의 고수부지에 농작물재배를 하고 있어서 조그만 구역구역을
나누어 텃밭처럼 가꾸어 놓아 동네 텃밭을 구경하듯 구경하는 재미가 또 있었다.
참깨 들깨 고구마며 토란 양파자루르 뒤집어쓴 수수며 김장용 채소를 심어 한창 이쁘게 잎을 피우고 있었다.
뚝방너머 바로 자리한 마을들과 넓게 펼쳐진 농지들 한창 이삭이 패어가는 논의 벼들 이른 조생종벼는
머지않아 수확을 기다리는듯 누런빛을 띠기 시작하였고 길가 과수나무엔 배며 밤송이가 여물어가고있어
계절은 가을의 문턱을 넘어섰음을 실감하였다.
자전거도로옆 비닐 하우스에 차려진 쉼터 주변엔 꽃을 가꾸어 아기자기 예쁘게 꾸며놓았다.
지나다가 자전거를 멈추고 한참을 꽃구경하였다.
왜 자꾸 나만 찍는다고 뾰로퉁한 홀탱님! 사진을 찍으며 웃겨 죽겠넹~ㅋㅋㅋ
창릉천을 나와 원흥택지개발지구 초입에서 홀탱님 두리번거리다가 만난 체격이 건장한 아저씨
조금은 긴듯한 머리카락을 머리띠를 이용해 쓸어올린 폼새가 언뜻 보기에 아주머니 같았지만
그래도 그 키와 골격이 아저씨가 분명한데,
"아주머니 이길로 가면 원흥보금자리주택지가 맞습니까?"
잠시 짧은 침묵이 흐르고 묘한 분위기가 조성되어지면서 아저씨 마지못해 " 예."
그 대답이 참으로 묘하게 퉁명스럽다.
뒤쫓아가는 두레미는 그 광경과 분위기를 고스란히 지켜보며 웃음보가터져 주체할 수없는데
소리내어 웃을 수도 없고 소리죽여 웃음을 참느라 정말 정말 죽을 뻔 했다.
앞으로 앞으로 직진하기를 좋아하는 홀탱님 그 집념과 적극성은 높이 살만하지만 조금만 더
주변을 살피며 여유로움을 즐길 줄 안다면 두말 할 필요 없겠지만 다 만족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인것을~
오늘도 보약같은 웃음을 선사한 홀탱님 고마워요?ㅎ
그래서 두레미도 한장~!ㅎㅎ
밀물과 썰물이 있는 갯골의 모습.
어느 나이 지긋하신 진사님은 갯골 앞에 위장그림이 그려진 대포같은 카메라를 삼각대에 고정시켜놓고
기다리고 계신다. 갯골의 새들은 먹이를 기다리고 아저씨는 멋진 장면을 기다리고,
정신적 허기를 채워주는 멋진 풍경에 홀리다가 올려다본 전기선줄에 나란히 앉은 제비를 보고 환성을 질렀다.
오메나~ 제비네~! 얼마만에 이렇게 많은 제비를 보는거야~~~ 우리는 고개를 뒤로 젖히고 제비를 이쪽에서
저쪽까지 훑어보며 비틀거리다가 카메라를 꺼냈다.
한강이 가까워지고 송촌교가 멀리 보이는 지점에서 갯골을 한참 내려다보다가 발길을 돌렸다.
오두산 통일전망대앞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길가 벤치에서 가져간 참외를 깎아먹고 일어서려다가
뒷산의 밤나무에 밤송이가 제법 가시가 성글어져 풋밤이 들었을것 같이 보인다.
그 밤송이가 다닥다닥 열린것이 이뻐서 카메라를 꺼내며 딱 한장만 찍는다며 서너장을 찍었다.
그랬더니 홀탱님 또 한소리를 하신당~~~
맨날 딱 한장만 찍는다며 도대체 몇장을 찍는거야~ㅋㅋ
두레미 단속하느라 속도타고 목도 타는 홀탱님~!
전원생태마을 넘어가는 초입에 이렇게 아담한 카페가 있어서 또 자전거를 멈추고 사진을 찍었지.ㅎ
송촌교를 건너며 한강의 마지막 지천인 공릉천의 끄트머리 아직은 철망과 초소가 존재하는곳도
카메라에 담아보고 공릉천변의 뚝방을 뒤로하는 이정표도 찍어보고,
터벅이의 아웃도어 스토리에서 인용했습니다. 녹색길이 우리가 자전거로 돌아온거리입니다.
송촌교를 넘어 잘 닦여진 평화누리 자전거길을 따라 무사히 안양천과 도림천이 만나는 합수부에 도착하여
신정교아래 쉼터에서 잠시 쉼을하면서 쉼터의 모습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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