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과 분노로 얼룩진 봄날의 열기때문이었을지 일찍 뜨거워진 초여름 날씨와 함께
호국보훈의 달 6월은 지방선거와 현충일을 끼고 징검다리 연휴로 시작되었다.
남편과 자전거타기는 항상 무리가 따르는 운동이지만 달리는 재미에 무리함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관계로 팔에 엘보가 왔고 더디기만 한 회복에 일상이 불편하였다가
약물과 물리치료로 호전되는듯 하여 징검다리연휴에 새로 개통된 오천자전거길을
가보기로 하고 표를 예매하였다.
현층일 아침 첫 전철로 수안보행 첫차를 타기로하고 출발하여 동서울 터미널에 도착하니
이미 자전거를 싣기위해 줄을 선 사람들...... 다음차를 타야되나 포기를 해야되나 .......
앞바퀴를 빼고 차곡차곡 싣고 또 싣고 더이상은 안된다는 버스기사님의 말씀에도 아랑곳없이
자전거를 포개는 사람들은 앞바퀴를 들고 승차를 하는것으로 모두 차에 타고 출발하였다.
그렇게 동서울 터미널을 출발한 버스는 예상시간을 30여분 초과하여 수안보에 도착하여
터미널 들어가기전 수안보인증센터앞에 자전거일행을 내려주고 터미널로 들어간다.
인증센터앞에 내린 사람들 빼낸 앞바퀴를 맞추어끼우고 인증센터에서 인증을 하고
자신들의 일정에따라 달릴 채비로 분주하다.
우리도 마트에 들려 물보충과 선크림으로 무장을 하고 출발하였다.
소조령을 넘어 연풍삼거리에 도착하면 인증센터에서 인증을 하고
삼거리 좌로가면 새재길이고 우측은 오천 자전거길의 시작이다.
오천 자전거길은 바다가 없는 내륙의 충청북도를 흐르는 5개의 천을
잇는 자전거길로 새재길과 갈라지는 연풍삼거리에서 시작하여 한강
수계인쌍천과 달천, 성황천, 금강수계인 보강천, 미호천, 이렇게
다섯개의 천을 이은 자전거길로 금강자전거길과 이어놓은 길이다.
오천 자전거길을 향하여 우향우~
연풍삼거리를 지나 쌍천을 따라 자전거바퀴를 굴리는 길, 쌍천은 한강수계인 달천의 지천이고
괴산군의 골깊은 골짜기를 흐르는 물길은 이화령넘어 영강이나 섬진강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완만한 산자락에 자리잡은 산골마을과 산비알을 일군 밭들과 작물들 천변에 자리한 논과 밭사이
구불구불 명주베필 깔아놓은듯한 신작로길들이 정겹기만하다.
반월을 그리며 흘러가는 쌍천을
돌아가는데 이 산골에 황금빛
보리밭이 노다지처럼 보인다.
천은 퇴적토에 밀려 바위산 밑으로
물길을내고 더이상 물러서지 못해
깊이를 내고 있었고 그 물빛과
바위가 멋지게 어우러졌다.
오천 자전거길의 첫번째 천인
쌍천 구간의 표지판 앞에서
기념 사진 찍어야 된다는 홀탱님.
두레미를 세우고 기념사진 찍는다.
천을 더 내려가니 천변에 심어진
벗나무에 버찌가 농익어 떨어진
시멘트바닥은 검붉은 버찌물이
들었고 벗나무 가지는 지나가던
사람들의 손을 타서 꺾어지고
찢어졌는데 우리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버찌를 따 먹었다.
아주 조심스럽게 ~ㅎ
나무마다 다른 맛의 버찌를 따 먹으며 쌍천길을 달리고......
오천 자전거길의 두번째 천인 달천.
달천의 괴강교를 건너기전 점심으로
올갱이국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에서
올갱이국을 먹고 괴강교를 건넜다.
괴강교를 건너자마자 인증센터가
있고 괴강교 밑에는 오리보트도
있고 강 옆으로 텐트를치고 가족
끼리 괴강을 즐기는 사람들의
풍경이 한가롭다.
중간중간에 나즈막한 보를 설치하여
풍부한 수량이 주변의 풍경을
한층 더 아름답게 하였다.
괴강교를 건너며 홀탱님
멋지다며 기념사진 한장을 부탁한다.
괴강교 인증센터에서
인증하는데 서울에서
함께타고온 아저씨들도
인증을 하는 모습이
보이고 분당에서 왔다는
아저씨들.
만나는 사람들마다에게
우리는 분당에서 새벽5시에
출발했다고 얘기한다.
재밌는 아자씨들 ......
오천 자전거길
3번째 천 성황천.
이 성황천은 조용한 괴산의
마을을 지나 달천으로 흐르는
작은 천이다.
성황천을 낀 작은 마을에 세워진
자비의 화신상.
커다란 정자나무아래 넓은 바위와 평상
운동기구를 갖춰놓아 마을사람들의
휴식장소와 길가는 사람들에게도
쉬어갈 수있는 공간이 되겠다.
누군가 바위위에 망초꽃 한무더기를
꺾어 놓고 잊은 것인지 뒤따라오는
두레미를 위해 놓고 간것인지
망초꽃다발이 선물처럼 반갑다.
조금더 지나 만나는 마을엔 오래된
은행나무가 한그루가아닌 세그루가
자라면서 한나무가 된듯하여 보였는데
그 싱싱함에 눈길이 멈추었다.
오천 자전거길에 유일한 고개라는 모래재. 길고 완만해서 힘들이지 않고 넘을 수 있었다.
농부의 아들이고 딸인 우리는 이런 논과 밭을 보면 마음이 푸근해진다.
우리들 마음의 허기를 달래주는 영원한 고향의 풍경이다.
허리굽은 할아버지는 논에서 무엇인가 열심히 뿌리고 있고 논 둑에선
할머니가 그 모습을 지켜보고있다. 우리는 자전거를 멈추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보강천에 들어서면서 만난 이나무의 꽃이 참으로 유별나다.
어디선가 본듯 이름을 들어본듯 하지만 기억나지 않고 궁금증만 커진다.?????????
가꾸기 카페에서 이름을 알아냈다.
구지뽕나무. 그러니까 구지뽕꽃이다. 익은 열매를 보니 빨갛게 익었는데
꽃모양 그대로 동그랗고 빨간게 빨간 오디? 산딸 열매와 매우 비슷했다.
백로공원 인증센터엔 단체로 라이딩
나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인증을 하려는 사람들과 물과 간식을
챙기는 단체팀들 풀어진 게망태를 빠져나온 게들마냥 공원여기저기 어수선해서
우리도 정신이 없었는지 하이마트가
생필품을 파는 마트로 착각하여
물과 과일을 사겠다고 찾아갔더니
전자제품을 파는 마트였던것이다.ㅎㅎ
시원한 참외를 먹을 기대가 여지없이
무너지고서 발길을 돌렸다.
증평의 보강천이 미호천과 가까워지며
주변의 풍광도 밋밋해지고 평지가
넓어지면서 천의 넓이도 넓어진다.
보강천과 미호천이 만나는 구간은 왠만한
강의 폭보다 넓어서 이게 천이야 강이야?
오천의 4번째 천인 보강천.
오천의 마지막천인 미호천.
청주와 청원군의 넓은 들판을 흐르는 미호천은
그 폭이 넓고 흐름이 유유하다.
그 모습은 천이라기보다는 강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의 습지생태가 잘 보존되어진것이 보기에 좋았다.
청주시내를 거쳐서 미호천으로 흘러드는 무심천에
무심천 인증센터가 있고 우리는 숙박할 장소를 찾아야
하는데 다행스럽게 오가다 만난 청주에서 라이딩나오신
친절한 아저씨를 만나 청주의 과학단지에 있는 모텔촌을
소개받아서 편안한 쉼을 할 수 있었다.
무심천 인증센터에서 무심천교를 건너 세종시쪽으로 가다가
고속도로 밑을 지나 잠수교를 건너 제방길에 올라 농로로
내려서 가로질러가면 바로 과학단지가 나오고 모텔촌이 있다.
새로 건설된 도시여서 어수선하고 민가가 없는것이 흠이었지만 자전거길에서 들어가고 나오기에 용이했다.
주변에 민가가 없는 관계로 편의점만 있을 뿐 수퍼마켓이 없어서 과일을 살 수가 없어 과일을 사겠다고
왕복 6~7킬로쯤 걸어서 아파트 할인마트에서 참외를 겨우 사와서 주변 식당을 찾았으니 이미 영업이 끝난
시간이어서 저녁밥을 컵라면으로 대신해야햇다. 라면도 못먹는 입짧은 두레미를 놀려가며 저녁밥으로
컵라면에 햇반 말아먹고는 그래도 잘 먹었다고 배를 두드리는 홀탱님이시다.
청원군에서 미호천으로 흘러드는 지천의 합류지에
연밭과 데크길을 만들고 사람들이 휴식할 수 있는
수변공원을 아담하게 조성해 놓았다.
아직은 연잎이 더 무성하지만 일찍 피어난 연꽃이
자전거바퀴를 세웠다.
두레미가 사진을 찍는동안 홀탱님은 공원을 한바퀴
도는데 막 피어나는 연잎이 아침햇살에 싱그럽다.
샛강의 다리를 건너 오송역에서 뻗아나오는 철길을
지나 천변의 무심하고 밋밋한 길에 실증이 날 즈음
가파른 산비탈을 깎아 낸 오르막길이 심심함을 날려준다. 가플막길을 올라서자 홀탱님 심심함을 달래준 기념사진 찍어준다고 숨차고 땀차서 번질해진 두레
미 얼굴을 적나라하게 찍어놓고 사진 잘 찍었단다.
오르막을 찍었으니 내리막길도 찍어야지?ㅎ
내리막길을 신나게 내려와서 다시 미호천의 평평한 둔치에 설치된 캠핑장과
어린이 놀이터가 덩그러니 비싼 값을 못하고 있다고 궁시렁대다가 그늘막
벤치에서 하나 남은 양갱을 나누어먹고는 그네나 타자~
두레미가 먼저 그네를 타는데 어라 짱짱한 그네줄이 탈만하네?
어이 홀탱님 이리와서 그네나 타셔~ 시원하니 좋네.
홀탱님과 그네를 타다가 저전거 안장에 카메라를 올려놓고 타이머를 맞췄는데
일부러 맞춘것처럼 찍힌 사진이 재미없다고 직접 찍어달라는 홀탱님의 성화에
두레미 홀탱님의 그네타는 모습을 시리즈로 찍고 되돌려 보다가 웃음보가 터진
홀탱님 특유의 웃음소리에 아니 그 무신 기괴한 웃음소립니까욧.
누가 들으면 기절하겠네. 그렇게 낄낄거렸는데 뒤돌아보니 언제 들어왔는지
그늘막 벤치에 저전거를 멈추고 쉬고 있는 사람이 있었으니 세상에나.......
얼마나 무안하던지 속으로 큭큭거리며 놀이터를 빠져나왔다.
드디어 미호천이 금강과 만나는 합강공원 인증센터에 도착하였다.
작년 금강종주를 할 때만 해도 마무리 공사를 하던 합강공원의 인증센터가 세워졌고
지난 추억을 생각하면서 금강을 따라 세종시까지 내려갔다.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합강부의 모습.
앞에보이는 천이 미호천이고 멀리 퇴적토로 인해 좁아진 금강의 모습이 보인다.
천과 천이 만나거나 천과 강이 만나는 곳엔 퇴적토가 쌓여 넓은 둔치와 습지가 만들어지면서
새로운 물길이 만들어지고 강은 모습이 끊임없이 변하면서 새로운 지형을 만들어낸다.
작년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한창 핀 망초꽃과 노란 금계국이 장관인 꽃밭에서 홀탱님
포즈를 취하고 두레미는 카메라촛점을 맞춘다.
세종시를 흐르는 금강변에서 한누리대교아래
세워졌던 세종시 인증센터는 치워지고 없었다.
한누리대교아래서 제방으로 올라서 시내로
들어가면 바로 세종시 임시 버스터미널이 있어서
오전 11시 10분 버스를 탔다.
임시 정류장이어서 길가에 대어주는 버스에
저전거를 실으며 마뜩찮아하는 기사님께 기어이
한마디 듣고서 버스에 올랐다.
서울에 와서도 지하철을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에
곱지않은 사람들의 시선과 대놓고 불평을 하시는
어르신들의 꾸중을 묵묵히 들어야 했다.
물론 그중에는 부러워하시는 분들과 응원을 해
주시는 분들도 많다.
특히 장거리 지방으로 떠나는 라이딩엔 여자
라이더가 드물어서 사람들의 시선과 응원을
많이 받는다. 이번 오천 자전거길에는 특히나
여성라이더가 드물었다.
그래서인지 만나는 사람들은 친절하고 칭찬 해
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장거리 라이딩에 힘이 되어
주셨다.
홀탱님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두레미 출세했네. 자전거나 타니까 사람들이
장하다 부럽다 하지 시장가방들고 케리어끌고
시장에 아무리 다녀봐 누가 참 장하다 부럽다
하겠나. ㅎㅎ
더구나 부부가 함께하는 라이딩에 부러워하시고
평범한 밥순이 아줌마가 남편을 따라 다니는것에 후한 점수를 주시는듯 하다.
웬만해선 같이 하기 어려운데 참 대단하다는 말씀들에 두레미 팔이 아픈것도 잊어버렸다.ㅎ
교대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며 스크린 쿼터에 새겨진 시 한수가 마음에 와 닿아서 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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