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같으면 길거리 가게에서 흘러나오 경쾌한 캐롤 송으로 분주하게 오가는
사람들의 발걸음들이 캐롤 송의 리듬에 맞춰지고 길거리의 분위기도 리듬을
타고 출렁거리는듯 흥겨운 분위기가 있었는데 세상 인심은 갈 수록 각박해지
는지 캐롤 송도 함부로 틀 수 없는 세상.
조용하고 적적하다못해 삭막한 느낌마저드는 연말의 분위기이다.
그래도 바쁜 사람들은 바쁘고 송년 모임이다 파티다 주말과 주중 가리지 않고
약속이 있다며 저녁밥상이 헐렁하고 노래방 마이크 잡을 준비로 노래 연습을
하는 홀탱님의 트롯트 노랫소리가 스피커를 울리는 날들이다.ㅎ
그런 와중에도 세상을 떠나는 사람, 태어나는 사람, 결혼을 하고 파티를 하고
한해를 보내는 송년파티를 준비하고 새해를 맞이할 채비들을 한다.
격식을 갖추거나 마음으로 준비를 하거나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에서는 어쩔 수
없이 세류에 함께 동참하고 분위기에 젖어든다.
바쁘게 떠들썩하거나 조용하거나~
겨울이 깊어갈 수록 더 풍성하게 꽃을 피우는 부겐빌레아!
가시때문에 가까이 하고싶지 않은데 꽃 때문에 내 칠 수 없겠다는 홀탱님.ㅎ
삭막한 겨울 베란다를 환하게 해주니 기특하고 고맙다고.
대궁달린 마늘단을 하루종일 정리하는데 나무그늘이 시원한 여름날 같으면 밖에 나가
시원한 나무그늘에서 서너시간이면 족했을 마늘정리가 좁은 실내에서 하자니 먼지를
조금이라도 줄여보자고 조심조심 아주살살 달래듯 어루만지듯 깨진 똥단지 옮기듯
조심했어도 다 끝내고 걸래질을 해보니 온 집안에서 황토색 먼지가 묻어난다.
성한것으로 골라 다듬어놓으니 함지박으로 하나가득 나온다. 이 마늘을 양념으로 다
먹기에는 많은 양이어서 어찌 소비를 해야 할 까 고민에 빠져 있다가 생각난 것이
부엌 한켠을 내내 지키고 있는 우리집 살림 1호 전기 밥솥에서 힌트를 얻었다.
결혼 혼수로 장만한 전기밥솥은 삼십년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으니
참 대단한 보물이다. 전기밥솥의 밥맛이 별로여서 가끔 보온통으로 사용을 하거나
부득이할 경우나 발효식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용도로 사용을 하다보니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제 기능을 잃지 않은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살림쟁이 동생이 항상 전기 밥솥으로 흑마늘이며 홍삼등을 만들어 먹는다며 요즘 좋은
밥솥도 좋지만 예전 취사와 보온만되는 구식밥솥이 제격이라며 우리집 오래된 밥솥의
용도를 권하던 생각이 났다.
그래 한번 해보는거야~
그래서 밥솥의 진가를 발휘하기위해 밥통에 마늘을 앉히고 보온 버튼을 눌러 놓았다.
너무 흥분을 했나 흑마늘을 흙마늘이라 써놓고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서 희희낙락
기분이 좋다가 사진을 올리고 다시보니 흑마늘이 아니고 흙 마늘이네.
하기사 흙먼지 묻은 마늘이니 흙 마늘은 흙마늘이지 뭐~ㅎㅎ
약 2주동안 두었다가 꺼내어 약 2주간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발효건조를 시키면 그렇게
좋다는 흑마늘이 된다니 기대 만땅이다.
2013년 연말에 앉혀서 2014년 초에 꺼내는 흑마늘이 새해 우리 가족의 건강식 1호로
잘 발효되기를 바라며 새 해에도 우리가족모두 건강하고 마음넉넉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한다.
늦가을 베란다 안쪽을 내내 차지하고있던 팔손이에 검은색 진딧물이가 생겨서
잎이 누렇게 변했는데 약을 구하지 못해 다른 화초에 옮을까봐 멀리 떨어뜨려
창가에 놓았더니 추운 날씨에 진딧물이가 동면에 들어갔는지 아니면 얼어죽었는지
더이상 번지지 않고 말라 붙어버리고 유리창으로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에 봄인줄
아는지 새싹을 피워내고 흙속에서도 새싹이 올라오는 팔손이네는 벌써 봄이 시작되었나보다.
천리향도 몇년만에 키운 가지 끝마다 꽃눈이 맺히더니 유리창의 따듯한 햇살에
꽃눈을 벌써 터트려서 꽃봉오리들이 옹기종기 이쁘게 솟아오르고 있다.
1월 중순이면 천리향 꽃봉오리가 이쁜 꽃잎을 펼치고 향기를 날리지 않을까?
이래저래 새해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