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이 좋다 좋다 하니 몇년전에 담궜던지 어느 한해 진액을 욹워내어
형제들간에 나눠먹고 이듬해 이웃집시댁이 광양매실농사를 짓는다고해서
또 욹워내고 여름에 시원한 음료로 한참 유행을 하더니 유행따라 매실음료를
내놔 봤지만 우리집 식구들 영 반응이 심드렁해었지.
음료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매실 진액은 쓰임새가 많아서 몇년을 담궜었네.
그러다가 매실철이면 갈등으로 몇년을 보내고 올해는 남아있는 진액이 달랑달랑
진액걸러내고 부었던 매실주도 달랑달랑하니 올해는 꼭 담궈야지.
이제는 또 황매실이 좋다하니 황매실을 구입해서 이렇게 씻어 건져놓고보니 어릴적
동네에 있던 개살구와 비슷해서 잘 익은 것으로 하나 깨물어보니 어라~ 맛이?
개살구보다 훨 맛있네. 겉모양보다 속이 노란게 진한 향과함께 먹을만 하네.
하나, 둘, 물이 빠지는 동안 왔다리갔다리 몇개를 먹었다.ㅎ
그 노란 속살이 얼마나 부드럽고 향긋하던지 생각만 해도 입안에 침이고인다.
부드럽고 진한 향이 배어나올 황매실진액이 벌써부터 궁금하다.
7월2일 황매실 진액 담근날.
살구.
동네 자투리 공원의 살구나무에도 살구가 열려서 익어가니 직박구리와 까치가
날마다 쪼아대니 거나 익은 살구는 견디지 못하고 나무아래 수북이 떨어졌다.
아파트옆이라서 때마다 수목 소독을 하니 사람들 예전같으면 남아나지 않겠지만
요즘 사람들은 쳐다도 안본다.
맨날 지나치면서 새들이 파헤쳐놓은 노란 속살이 찰져 보여서 침만 삼키다가 기여이
성한것으로 하나, 이튿날 또 하나 이렇게 주워다 놓고 바라보기만 한다.
맛을 한번 볼까말까 망설이는동안 살구는 쭈글쭈글 쪼그라들어가고
쪼글쪼글 쪼그라진 노란 살구가 꼭 내 뱃가죽 같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