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흔적

대단하심

두레미 2012. 10. 8. 07:31

 

 

 

 

뭐가 그리 대단하냐구요?ㅎ

           

                                      홀탱님의 과일 사랑이라고 해야하나~ 욕심이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밥은 하루 굶어도 과일을 굶으면 큰일 나는 것 처럼

과일에 대한 애욕이 강합니다.

좋은 과일 맛있어보이는 과일을 보면 사먹어야 직성이 풀리고요

웬만한 사람은 시어서 입에 대기도 어려운 과일들을 맛까지 구분하며

드시는 홀탱님이십니다.

그러니까 십몇년전이던가 북한산 등산을 갔다가  산성입구 마을터에

아직도 남아있는 살구나무에서 여름이면 살구를 따서 팔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떠나고 북한산의 일부가 된 살구나무의 살구는 크기나 모양이

개살구처럼 작고 시큼 떫떠름 했지만 잘 익은 살구의 맛은 그 맛이

깊어서 입안에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여름이면 살구를 맛보려고 북한산을 몇번 갔었는데 해가 갈 수록

살구의 맛이 떨어지고 해갈이를 하기도 하고 그래서 차츰 살구에 대한

매력을 잃어갈 즈음 직장 동료들과 북한산을 갔다가 만난 살구가 잘 익어

맛있다고 맛있게 먹던 마눌과 그맛을 공유하고 싶은 욕심에 잘익은 살구를

배낭에 넣고 내려와 술집으로 밥집으로 2차 3차를 하고 돌아다니다가 술에

취한 동료님을 어깨동무해서 목동 집까지 데려다주고 그집에서 또 한잔하고

새볔에야 집에 왔으니 배낭속의 살구는 다 으깨져서 그야말로 살구 죽이 되어버렸지요.

 

 

일주일전에 대부도를 다녀오며 길가에서 팔던 포도의 맛에 또 기어이

배낭을 메고 포도를 사러 가겠다고, 그 거리가 얼만데 배낭에 포도를 담아 메고

자전거를 타면 포도 다 뭉개지겠다고 말리고 말려도 그예 포도를 사러갑니다.

배낭에 담을 봉지를 챙겨넣고 맛의 고향으로 출발~

왕복 세시간을 달려서 10여kg을 배낭에 짊어지고 자전거 핸들 양쪽에 매달고 고갯길을

넘고 차도를 달려서 포도을 사가지고 개선 장군처럼 돌아와서는 끝물 포도라서

철거되고 없는 노점상에 당황했다가 동네를 다 뒤져 간신히 구한 얘기를 곁들여가며

엄청난 미션을 성공이라도 한것 처럼 흥분을 합니다.

참으로 대단하심~!

덕분에 향기롭고 그윽한 포도를 오래 맛볼 수있겠습니다.

갓 딴 포도의 맛은 조금 시고 떫은 맛이 있는데 실온에서 숙성 시켜

냉장고에 두었다가 먹으니 그 맛이 참으로 좋았습니다.

한여름 포도와는 향과 맛을 비교 할 수 없이 좋습니다.

 

 

여름 포도를 수확하고 늦게 꽃을 피워 열리는 끝물 포도

맛 한번 보시겠어요?

껍질이 좀 두껍고 질기지만 유난히 까맣고 색과 향이 진해서

한 번 맛보면 잊지 못할 겁니당~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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