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어머니
초봄엔 비가 자주 오는듯도 하더니만 요즘은 가물어서
텃밭에 심은 고추와 마늘밭에 물주기도 힘에 부친다며 기다리던 봄비가 내린다.
하루종일 내리는 비에 서늘하다못해 썬득썬득하다.
앞베란다에 앉아 바람결에 따라 이리저리 사선을 긋는 빗살을 바라보며
내마음도 갈지자를 그어본다.
음~ 화분에 심어진 토란은 새 잎을 피워내어 제법 생색을 내보지만
땅심깊은 남새밭의 토란잎과는 비교가 안된다.
주어진 그릇에 맞게 자라는 화초가 되어버린 토란잎을 바라보며
생물에게 있어 환경이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된다.
비닐 하우스시설로 이른봄에 파종하여 길러낸 알타리무가 한참 맛있게 영글어 나온다.
가을무보다 오히려 더 아삭하고 매운맛도 약하니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난다.
아삭아삭 우두둑 알타리무 김치를 먹는 생각만으로도 식욕이 돋고 뇌를 자극해서
복잡하고 피곤한 머리속을 맑게 해주는것 같다.
지금쯤 늦봄에 담가놓고 한여름 시원하게 잘 익은 알타리 무김치를 시원한 물에
밥말아 먹으면 웬만한 더위쯤은 거뜬히 물리칠 수 있을것이다.
특히 뿌리가 영글은 쪽파는
김치의 맛을 더 깊고 달고 시원한 맛을 내주는 역할을 한다.
가을 무 김치보다 더 맛있는 이유다.
장구채처럼 동글동글 영글은 쪽파를 톡톡쳐서 깨트려 김치를 담그면
그 맛이 한층더 깊고 풍부하다.
알타리무에
파,마늘,생강,알뿌리쪽파,
찹쌀풀에 새우젓과 무를 갈아넣는다
비님이 내리는 날은 이렇게 하루종일 비님과 조우하며 조그조근 집안
살림을 살피며 하루를 지내고나면 며칠동안의 하루가 가벼워진다.ㅎ
'음식 창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덜 여문 완두콩처럼 달달했으면 좋겠다. (0) | 2012.06.07 |
---|---|
별미로 먹는 수제비 (0) | 2012.05.21 |
개떡을 스테이크처럼~ (0) | 2012.04.22 |
죽순 영양 밥 (0) | 2011.06.13 |
죽순 (0) | 2011.06.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