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이 움직이는 스프링 쿨러처럼 위아래로 이동하며 비를 내린다.
낮은 기압과 높은 습도가 무더운 날씨를 만들고 늘어지고 지치게 한다.
T.V뉴스를보는데 춘천가는 고속도로가 개통이 되었다고 차량이 몰리어
주차장같다는 소식을 전하며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아저씨가 하는말이
" 고속도로 개통한다길래 춘천 막국수 한그릇 먹어보려고 나왔다가 이게
무슨 개고생이요."
이래 저래 더위에 장마에 개고생 하는 사람들이 많은 여름이다.
앞뒤 창문을 다 열어도 온도 변화가 없는 날씨.
창문 틀에 쌓인 먼지는 마음속에 켜켜이 쌓인 스트레스 같다.
무엇으로부터 먼지가 되어 여기까지 날아와 쌓였을까.
먼지 같이 먼지처럼쌓인 내 마음의 먼지들은
또 무엇으로부터 시작하여
차곡 차곡 쌓였을까.
무거운 화분을 밀었다 당겼다 하면서 움직일 자리를 만들고
창틀의 먼지를 닦아내며 나는 내마음의 먼지를 닦고 있는것은 아닌지.
땀을 뻘뻘 흘리며 두껍게 쌓인 먼지를 닦아내며
놀기도 참 힘들다.
고무나무 화분에 더부살이로 살고 있는
참외 순이 끈질긴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
여리디여린 이파리가 가냘프다.
안스럽다.
너는 어쩌다가 이렇게 더부살이를 하게 되었니.
꽃도 피우지 못하고 열매도 맺지 못하고
명맥을 유지하는 너는 어떠니.
행복하니.
그래 산다는게 의지대로 살 수 있는것이 아닌데
쓸데 없는 말을 하는구나.
이세상에 누가 자신의 의지대로 살 수 있다고 하더냐.
기류에 따라 움직이는 바람처럼
지류에 따라 흐르는 물처럼
그렇게 흐르는것이지.
끄~응~
내 똥게 만큼이나 무거운 고무나무 화분을
이리저리 옮기다가 툭 덜어져 버린 이파리 하나.
에이구 아까버라
아니 미안해라.
하얀 진액이 금방 굵은 눈물방울처럼 맺힌다.
내가 일부러 꺾지 않았고 꺾인 너도
이런 싱싱함으로 꺾일 줄은 생각도 못 했겠지.
내 의지가 아니었듯이
꺾인너도 네 의지가 아니었지.
그러니까 우리지.
나는 싱싱한 네 잎을 꺾어서 아프고
너는 싱싱한 잎을 꺾여서 아프고
서로 알 수없는 마음을
다른 마음을 안다고
이해 한다고 착각속에 살아가지.
우리는.
서로를 모르니까 외로운거겠지.
외로우니까 사는거지.
모르니까 사는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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