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처럼 바람처럼

산다는것은

두레미 2009. 8. 21. 10:31

 

 

 올해도 우리 어머니의 마당엔

채송화 꽃 곱게 피었대요.

 

 

 여름의 막바지 무더위에 밤잠을 설치며

몽유병 환자처럼 한 밤을 서성이던 밤들은

그저 불편인줄만 알았지요.

 

 

 

그것이

우리 어머니 마당가에 해마다 피어나는

붉은 백일홍 사연인줄  짐작도 못하였지요.

 

그러던 어느 날

새벽 스산한 바람에 끌어 당기는 홋이불 자락처럼

그렇게 나도 모르게 끌어안은 세월인 줄 몰랐습니다.

 

 

 

 

 

 

 

지나고 나서야 알지요.

숨이 막힐것 같이 뜨겁고 무덥던 여름이

가장 치열했던 생의 한가운데 였음을

절정의 순간이었음을

 

 

 

 

 

 

 

그 무겁고 힘겨웠던 날들이

어느 날 깃털처럼 가볍게 느껴질 때

느끼지요.

산다는것은 들숨과 날 숨 같다는 것을.

 

 

 

오늘 새벽 일어나 창 밖으로 보이는 새벽 하늘이

하도 선선해서 밥 하는것을 미루고

찍고 또 찍었어요.

더위가 스러진 새벽 공기와 하늘 풍경에

모든것이 한순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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